일각선 "착용 지침 다시 마련해야" 지적
전문가 "마스크 착용 중요, 강제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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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은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정부 지침에 따라 병원 내부는 마스크 착용이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는 쓰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호흡기 내과 진료 대기석에서도 10명 중 5명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어린이 병원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영·유아들이 많았다.
수납처 앞에서 만난 30대 여성 주모씨는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으러 온 것도 아니고, 평소 마스크를 안 쓰니까 답답해서 챙겨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종로 5가에 위치한 한 내과에서 만난 20대 여성 김모씨는 "독감이 유행인데 병원 오면서 마스크 착용은 매너 아닌가"라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끼리 모였으니 꼭 쓰라고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 최근 3년간 여름철마다 코로나19 발생은 증가 추세를 보인다. 독감의 기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월 3주차(4월 13~ 19일) 인플루엔자(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0.8명을 기록했다. 지난 주 21.6명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년도 동 기간(11.0명) 대비 높은 수준이다.
특히 7~12세에서 70.8명, 13~18세 64.2명을 기록하며 어린이·청소년 중심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인터넷 맘카페에는 "독감 검사를 하러 오는데도 노마스크인 사람들이 많다" "계속 기침하는데 진짜 민폐다. 이기적으로 보인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각에선 병의원 방문 시 마스크 착용 지침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감염병 예방에 마스크 착용은 중요하다면서도, 예전처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곧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쓰는 걸 신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착용을 강제하기까지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며 "호흡기 질환 환자나 응급 환자에게는 착용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도 "착용 의무화는 강제력을 지니는 조치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 방침은 마스크 착용 권고 상태다. 다만 감염 노출이 쉬운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