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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 테러에 인도-파키스탄 20년 만에 최대 충돌…“민간인 130여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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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5. 07. 14:45

인도 "테러리스트 캠프 정밀타격" 파키스탄은 "민간지역 공습" 반박
미사일·전투기·포격 교차
유엔·미국·중국 등 국제사회 일제히 자제 촉구
PAKISTAN INDIA CONFLICTS <YONHAP NO-4354> (EPA)
7일 파키스탄 펀자브주 무리드케 지역에 인도의 미사일이 떨어진 현장에서 민간 경비원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인도는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발생한 총기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7일 파키스탄 내 9개 지역에 '정밀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EPA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힌두교 관광객을 상대로 벌어진 총기 테러 이후 갈등을 겪어왔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으로 충돌했다. 7일 인도의 선제 공격과 이후 파키스탄의 보복공격으로 민간인이 다수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했고, 확전을 우려한 국제사회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AP·로이터 등 외신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는 이날 새벽 파키스탄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인도는 이번 작전을 '신두르 작전'이라 명명하며 "인도에 대한 테러를 계획한 무장시설 9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사시설은 타격 대상이 아니었고 상당한 자제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신두르'는 힌두교에서 결혼한 여성이란 것을 나타내기 위해 헤어라인 부분에 바르는 붉은 가루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 과부가 되면 더 이상 신두르를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에서 힌두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테러에서 남편을 잃은 미망인들을 상징적으로 기리는 한편 이번 공격이 파할감 테러에 대한 보복임을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당국은 인도 미사일이 무장세력의 캠프가 아닌 민간지역 6곳을 타격했고 이 중에는 모스크(사원) 2곳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인도군의 공격으로 파키스탄에선 아동과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26명 이상이 사망하고 46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군은 인도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고, 인도 언론들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인도 전투기 3대가 격추됐다고 전했으나 인도 국방부는 아직 관련 소식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이번 공격은 "노골적인 전쟁행위"라 비판하며, 유엔 안전보상이사회(안보리)에 인도의 침략에 대응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인도의 공습을 비난하고 "사기꾼이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파키스탄이 보복할 것이라 밝혔다.

현지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카슈미르 지역에선 이날 격렬한 포격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인도 경찰은 파키스탄의 포격으로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한 보복의 성격으로 20여 년만에 양국 간 가장 격렬한 군사 충돌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47년부터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2003년 휴전 협정을 맺은 이후, 이번처럼 특정 지역을 표적으로 삼은 대규모 공습은 거의 없었다.

인도는 지난달 발생한 파할감 테러의 배후에 파키스탄이 연루돼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며 인도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테러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 "공정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핵 보유국인 두 국가가 무력으로 충돌하자 국제사회도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두 나라 모두에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를 촉구하며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충돌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충돌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인도의 군사 행동에 유감을 표하며 "인도와 파키스탄 양측이 평화와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침착하고 자제력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 대규모 전면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양국 모두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핵무기가 확전의 심리적 억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키스탄은 경제난에 처해 있고, 인도의 모디 총리 또한 총선 등 정치적 압박이 적은 상황이라 무리한 전쟁 확대는 부담이다. 다만 극우 지지층의 보복 요구와 카슈미르 개발 정책에 타격을 입은 모디 정부는 제한적 군사 대응을 통해 국면을 관리하려는 모습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한동안 국지적 충돌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글먼은 "두 나라 모두 핵무기가 억제력으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재래식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확전 가능성은 현실적인 위협이며 실제로 급격히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akistan India Kashmir <YONHAP NO-0163> (AP)
3일 파키스탄 라호르 인근 인도-파키스탄 국경 공동 경비초소인 와가에서 매일 열리는 국경 폐문식 중 양국 국기를 내리고 있는 파키스탄 병사들과 인도 병사들의 모습/AP 연합뉴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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