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은행은 흡수합병되는 분위기
대형화 위한 창조적 파괴설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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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에는 약 4350여 개의 금융기관들이 은행 등의 형태로 영업 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에는 9 개의 대형 국유은행과 137 개의 도시 소재 상업은행들도 있기는 하나 나머지는 대체로 중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몸집이 크다고 하기 어렵다. 특히 3700 개 전후의 농촌 소재 금융기관들은 규모가 작은 탓에 경쟁력에서 문제가 꽤나 많다.
더구나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 등의 악재로 인해 더욱 힘겨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대출 환수가 쉽지 않은 탓에 파산에 직면하는 케이스도 상당히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여 개, 올해 1분기에 40 개의 농촌 소재 금융기관들이 사라진 것은 무엇보다 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흡수합병의 대상이 되는 케이스도 많다. 최근 규모가 나름 대단한 대형 상장 은행들과 도시의 농상은행들이 흡수합병 대상이 되기를 원하는 금융기관을 물색한다는 공고를 자주 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농촌의 금융기관들이 생존을 위해 아예 대형은행의 지점이 되기를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케이스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이같은 금융계의 흡수합병 바람은 금융 위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불길한 분석을 낳고 있기도 하다. 나름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의 은행들까지 파산하는 케이스 역시 존재하는 현실을 보면 전혀 억측은 아니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대형화를 통한 창조적 파괴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것이 아무래도 더 낫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금융 당국 역시 흡수합병을 통한 은행 대형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케이스도 없지 않다. 은행 근무 경력 20년의 베이징 시민 리차오정(李超政) 씨가 "중국의 금융기관은 너무 많다. 대형화를 통해 금융계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흡수합병 열풍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흡수합병을 통한 창조적 파괴가 이제 중국 금융계의 뉴노멀(새 표준)이 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