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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인하 합의에 대만도 안도, 협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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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5. 14. 14:17

美의 대만에 대한 압박도 강력
라이 총통은 미국 비난 자제
협상 준비 본격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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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주(新竹)에 소재한 세계적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공장 모습. 미국의 관세 압박에 직면해 있다./대만 롄허바오(聯合報).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추가 관세 부과 압박에 직면한 대만이 최근 이뤄진 미중 간 90일 동안의 관세 인하 합의에 안도하고 있다. 미국의 자세로 볼 때 자신들 역시 중국처럼 순조롭게 관세 협상을 타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글로벌 경제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대만에 대한 압박은 진짜 대단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이 우리의 칩을 훔쳤다. 50~10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면서 특유의 공세를 펼치는 현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타이지뎬臺積電)에 1000억 달러(141조6000억 원)를 미국에 투자하도록 압박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90일 동안 유예하기는 했으나 반도체를 비롯한 대만의 전 산업에 대한 32% 관세 부과도 계획하고 있다. 대만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자제하고 있으나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보물단지처럼 애지중지하는 TSMC도 직격탄을 맞는 것이 가능한 만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여기에 경제성장률이 급전직하하는 부정적인 부대 효과를 맞이할 가능성까지 더할 경우 대만 정부와 재계가 생각보다 차분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다행히 미중 간 90일 동안의 관세 인하 합의 소식이 들려오면서 본격적인 대응 준비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되고 있다. 우선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3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먼저 그는 미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정면충돌은 가능한 한 피하겠다는 자세를 피력했다. 더불어 민주진영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비홍색(非紅色)' 공급망 구축 주장을 통해 직접적으로 중국을 돌려깠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흡족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 립서비스만 하지 않았다. 미국이 대만에 32%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의 부작용 역시 설파했다. 대만의 반도체와 IT(정보통신) 산업의 대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에 직접 이 사실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전의가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

대만은 직접 행동으로도 나서고 있다. 궁밍신 행정원(총리실) 비서장(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10일 파견, 미국과 본격 협상에 나선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TSMC를 비롯한 반도체 및 IT 기업들의 수장들이 잦은 회동을 통해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대만 언론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올리거나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중 간 90일 동안의 관세 인하 합의가 대만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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