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돼지 ‘샤퀴테리’로 유럽입맛 사로잡은 조익현 셰프

독일 IFFA2025서 7개 햄소시지로 금 5·은 2개
르코르동블루 졸업, 미슐랭2·고급호텔서 근무
아버지 고향 제주 구좌서 전문레스토랑 열어
"제주식재료로 세계 정상급 요리 만들고파"

지난 3~8일 3년마다 열리는 세계육가공대회(2025 IFFA)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수상한 조익현 세프에게 대회를 주최한 독일육가공협회 회장(왼쪽)이 메달을 걸어준 뒤 축하 해주고 있다./조익현 셰프

지난 3~8일 독일에서 열린 IFFA 2025(세계육가공품질대회 2025)는 세계 각국의 유명 셰프들이 1250개 품목에 출품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조익현 샤퀴테리(햄과 소시지 등 육가공품)전문 셰프가 현지 독일에서 화제다. 조 세프는 7개품목에 출품해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특히 금메달 5개 이상자에게만 수여되는 트로피 수상은 종합 대상과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조 세프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 태어난 제주도 사람이다.

조 셰프 아버지는 부산에서 해운 사업을 하고 있는 조운호 씨이다. 조 셰프는 어릴 때부터 오름과 바닷가 해변이 있는 아버지 고향을 매우 좋아했다. 제주에 정착하면서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한 달에 한 번 할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조 셰프 아버지는 "아들이 제주도 흑돼지 등으로 세계적인 음식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부모로서는 요리계의 꽃길을 마다한 아들에 대해고향에서 펼쳐나갈 큰 뜻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DFV(독일육가공협회)가 주관하고 3년마다 열리는 세계육가공품질대회다. 육가공품 천국인 유럽에서는 매우 귀중한데다. 조 셰프의 출품품목은 제주의 스토리와 모양을 담은 아부오름(구좌 소재) 소시지와 잠봉으로 금메달을 땄다. 특히 한국에선 최초로 살라미라는 발효 소시지로 은메달을 따 의미가 깊다.

조 셰프는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했다.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영화 '사브리나'의 배경으로 유명하다. 졸업 후 미국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에 근무하다가 귀국, 서울 장충동 5성 호텔인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에서 근무했다.

조익현 셰프가 운영하는 '옴튼'. 샤퀴테리(육가공품, 특히 햄과 소시지류)전문 레스토랑이다.장소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해변에 있다./부두완 기자

그러던 중 조 셰프는 아버지의 땅 제주에 내려와 로컬 재료인 제주 흑돼지로 만든 샤퀴테리 전문레스토랑 옴튼을 열었다. 그것도 제주 시내가 아닌 아버지가 대대로 살아온 구좌 세화에서.

일반인들은 생소한 단어인 샤퀴테리에 대해 조 셰프는 " '샤퀴테리(Charchuterie)'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육가공품을 의미한다. 원래는 주로 돼지고기를 가공한 햄, 소시지, 파테, 테린 등을 가리킨다. 하지만 요즘은 고기뿐만 아니라 치즈, 올리브, 견과류, 과일, 크래커 등 다양한 안주류를 함께 곁들인 플래터를 통틀어 샤퀴테리 보드(Charcuterie board)라고 부른다"고 했다.

샤퀴테리는 유럽 전통 음식인 만큼, 이를 즐긴 왕과 유명 인사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루이 14세 (프랑스 왕),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수아 1세 (프랑스 왕) 등이 즐겼다. 줄리아 로버츠(영화배우), 마사 스튜어트(방송인 겸 기업인), 오프라 윈프리(방송인), 조 망가니엘로 & 소피아 베르가라(영화배우) 등도 애호가라고 전했다.

제주도 로컬 재료인 제주 흑돼지로 만든 샤퀴테리. 메뉴명은 아부오름이다. 아부오름은 구좌 송당리에 있다. 이 요리와 생맥주는 묘하게 서로를 끌어주는 느낌이있다../부두완 기자

제주의 돼지고기는 생산지가 도용될 정도로 명품이다. 이러한 제주에 유럽 음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이유가 궁금했다.더욱이 세계적인 명성의 미국 미슐랭 2스타 식당과 정상의 호텔 셰프가 아버지 고향으로 내려온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1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에 있는 샤퀴테리 전문레스토랑을 직접 방문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는 소시지와 햄을 활용한 고급요리를 주문했다. 아부오름과 소시지빵빵 샌드위치.

그는 "아부오름은 이번 IFFA 2025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많이 받고 금메달을 딴 소시지다. 심사위원들은 제일 특이하고 스토리 있는 소시지를 가장 먼저 테이스팅 하는데 거기에 선정되었다. 아부오름 요리는 냉장 제주흑돼지를 아주 곱게 갈아서 만든다. 특징은 부드러운 맛을 낸다. 그릇은 제주도 섬모양을 상징했다. 아부오름 동쪽을 표현하여 플레이팅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 셰프는 향후 제주 로컬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 중이다. 그는 "구좌 감자로 만든 매쉬포테이토 밀키트 사업 계획 중 이다. 어릴 적 방학 때면 제주에 왔다. 제주 농축산물로 만든 음식을 특히 좋아했다. 제주 재료와 맛을 알기에 용기를 내 제주에 터를 잡았다"고 말했다.

제주흑돼지 소시지와 조화를 이룬 소시지빵빵 샌드위치. 냉장 제주 흑돼지를 아주 곱게 갈아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었다. 작명 이유는 소시지를 빵빵하게 넣어서 붙였다고 했다. 특히 부드러운 식감과 호불호가 없는 맛으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부두완 기자

다양한 요리부터 식자재 개발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조익현 셰프가 카메라를 향해 포츠를 취하고 있다./부두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