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유권자, 뚜렷한 이념적 정체성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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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총 60석 가운데 30석이 교체되는 이번 선거에서 우파 집권여당 '자유전진(LLA)'은 30.1%를 득표, 최고 득표율을 올렸다.
좌파 페론당이 득표율 27.5%로 2위, 집권당과 손을 잡은 연정 세력이지만 최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또 다른 우파 정당 '프로(PRO)'가 득표율 15.9%로 3위에 올랐다.
정당명부제를 실시하는 아르헨티나에선 득표율 3% 미만의 정당을 제외하고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된다. 9명의 시의원 중 6명이 임기를 채워 물러나게 된 자유전진은 11석을 얻어 시의원 14명을 가진 시의회 원내 제2의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8명 의원이 임기만료 퇴임하는 좌파 페론당은 10석을 얻었다. 선거 전 18석과 비교하면 의석은 20석으로 늘었지만 우파가 분열한 가운데 최고 득표율을 놓친 건 뼈아팠다는 지적이 나왔다.
득표율 3위에 오른 우파 정당 프로는 6석을 내주고(임기만료로 퇴임) 5석을 챙기는 데 그쳐 의석수는 12석에서 11석으로 줄게 됐다.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시장은 프로 소속이다.
선거를 진두지휘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노란색으로 물들었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이제 보라색(집권 여당 상징색)으로 칠했다"며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전국을 보라색으로 물들이자"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실시된 사실상의 첫 선거로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상하원이 부분 교체되는 10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민심을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아메리카TV 등 현지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이 중간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이라며 선거승리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친미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강성 우파에 표를 몰아준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2023년 시의원 선거 때 득표율 13%에 그쳤던 지금의 집권당은 득표율이 배로 껑충 뛴 반면 당시 5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보였던 중도우파 프로는 이번 선거에서 15%대로 주저앉았다.
현지 언론은 2007년부터 줄곧 프로가 시장을 배출할 정도로 연방수도 부에노스아이에스는 우파가 우세한 곳이지만 이번 선거의 득표율을 보면 강성 우파로의 쏠림이 두드러졌다며 이런 흐름이 10월 중간선거에도 이어질지, 전국적 확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오는 10월 연방하원 130명, 연방상원 24명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하원은 전체 의석의 절반, 상원은 전체의 3분의 1이 교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