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과 공식 외교 채널 복구 착수"
|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제8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가 2026년 봄에 아르메니아에서 개최된다"면서 "EPC 지도자들을 우리나라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영광이며 이 결정을 지지해준 모든 정상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 정상이 참여하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회원국과 각 정부 간의 외교정책을 논의한다.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직전까지는 유럽과 러시아 간의 중요 대화 창구였으며 최근까지 EPC는 회원국 간의 에너지 협력 및 우크라이나 지원 대책 마련 등을 논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에 EPC 없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경각심을 보내야 한다"며 EPC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아르메니아가 지목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러시아의 지지를 얻은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와의 영토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지긴 했지만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는 여전하다.
아르메니아는 구 소련국가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탈퇴 등 탈러시아·친서방 행보를 보이며 강력한 정치 갈등을 예고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포용책으로 인해 다시 친러 행보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는 사전에 아르메니아의 EPC 개최 신청을 인식하고 있었고 관련 사항에 대한 평가도 이뤄졌다"면서 "이 아이디어(EPC 정상회의 개최)를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러-우 전쟁의 판도가 명확해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최근 러시아의 행보로 유추해 볼 때 유럽 각국과의 공식 외교 대화채널을 복귀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