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매출 적자전환… 업계 톱 무색
성신양회, 전방산업 제동에 수익 타격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실적 방어
올해도 건자재 시장 부진지속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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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사 가운데 매출 규모 상위 5개사(쌍용C&E·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의 올해 1분기 매출 합계치는약 1조107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219억원) 대비 27.3% 감소했다. 영업이익 합계치는 5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325억원) 대비 무려 96%나 줄었다. 두 곳은 적자 전환했고, 나머지 3곳도 수익성이 급감했다.
업계 1위인 쌍용C&E는 올해 1분기 30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2억원 흑자에서 18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5.8%다. 202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멘트 수출과 환경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올해도 내수 부진의 타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성신양회 역시 적자폭이 컸다. 1분기 매출은 2827억원에서 1269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164억원에서 -61억원으로 급락했다. 2024년 1분기에는 대형 프로젝트 납품 효과로 실적이 일시 개선됐지만, 이후 전방산업이 멈춰서면서 타격을 입었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는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한일시멘트는 올해 1분기 매출 2982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각각 27.5%, 69.4%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도 매출 2205억원(-16.1%), 영업이익 100억원(-69.3%)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표시멘트는 매출 1515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7%, 88.1% 줄어든 수치다. 수도권 레미콘 수요 부진이 이어진 데다, 원재료 가격은 여전히 높아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시멘트업계가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탓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착공건수는 3만402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 3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6만8920가구에 달했다. 금융비용이 치솟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시멘트 수요 위축의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최전방 수요산업인 건설업의 영향을 1:1로 받는 산업"이라며 "정부 SOC 예산 집행이 늦어지고 민간 건설도 멈춘 상황에서는 수출 외에 마땅한 탈출구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생존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과 친환경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슬래그시멘트·저탄소 시멘트 등 대체재 생산을 늘리고, 폐기물 연료화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 회생을 위해선 궁극적으로 '건설경기 회복'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시멘트 수요는 하반기에도 뚜렷하게 살아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금리 고착화,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건자재 시장은 올해 내내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