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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틀어진 트럼프, 이번 주 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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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5. 27. 10:00

WSJ 보도…우크라 공격 지속·평화협상 지연에 실망
트럼프 "푸틴,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이고 있다"
USA-TRUMP/PARD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알링턴 국립묘지의 메모리얼 원형극장에서 열린 메모리얼 데이 추모식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 지속과 평화 협상의 지연에 대해 실망해 이번 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 중인 제재에는 은행 부문에 대한 새로운 제한은 포함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가 지지하고 러시아가 거부해 온 30일간의 휴전을 압박 수단으로 제안하는 등 다른 옵션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제재를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기자들과 만나 "(푸틴이) 정말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며 "제재를 '확실히(absolutely)'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평화 협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마지막 시도가 실패할 경우 협상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취임 전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공약과는 상반되는 입장 변화다.

미국이 협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지속할지는 불투명하다고 WSJ은 전했다.

카롤라인 레비트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평화 달성을 원하며,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초부터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미·러 관계 개선에 자신감을 보여왔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러시아 측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발언을 한 후 몇 시간 만에 러시아는 드론과 미사일 350기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자국 내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의 사거리 제한을 해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군사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전쟁의 양상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쟁 확대 우려로 그간 거리 제한 해제를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초부터 푸틴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자주 바꾸며 혼선을 보여왔다. 제재를 검토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도 무역 장벽 완화와 경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항상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그에게 무언가 일이 일어났다. 그는 완전히 미쳤다"고 썼다.

윌리엄 테일러 전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서야 푸틴을 제대로 파악한 것 같다"며 "문제는 진심이냐는 것이다. 제재까지 실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푸틴의 휴전 거부에도 불구하고 제재에 소극적이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은 협상을 원하지 않으며 강력한 조치만이 그를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해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제재를 주저한 데는 세 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재를 종용하며 갈등을 더 키운다고 여겨왔다. 실제로 그는 소셜미디어에 "젤렌스키는 자국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 언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둘째, 추가 제재가 전쟁 억제에는 효과가 없으면서도 미·러 경제 협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셋째, 푸틴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전쟁 종식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푸틴과의 전화통화에서 휴전 제안을 거부당한 이후, 트럼프의 인식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상원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과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설 의원은 러시아산 석유·가스·우라늄을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 상원의원 80명 이상이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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