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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백일해’ 급속 확산…“신혼여행 명소에 전염병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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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애 기자

승인 : 2025. 05. 28. 10:10

와이키키비치
하와이 와이키키 비치 인근/AP 연합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질환 '백일해'가 미국 하와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보건 당국이 경고를 발령했다고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하와이 주 보건국(DOH)은 공식 성명을 통해, 올해 5월 15일 기준으로 하와이에서 총 108건의 백일해(Pertussis) 확진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24년 전체 확진자 수인 84건을 이미 초과한 것이다. 백일해는 흔히 'Whooping Cough'라고 불리는 고도로 전염성이 있는 세균성 호흡기 질환으로,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초기에는 일반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이후에는 심한 기침 발작이 나타나며, 특히 어린아이들은 기침 후 깊은 숨을 들이마실 때 '후우' 하는 특유의 소리를 낸다. 하와이 보건당국은 "영유아 및 백신 미접종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합병증으로는 폐렴, 발작, 무호흡, 뇌병증, 심지어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예방의 핵심은 백신 접종…그러나 접종률 하락

보건당국은 백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DTaP 및 Tdap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 DTaP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접종 가능하며, 만 7세 미만의 아동에게 적용된다. 이후 청소년과 성인은 Tdap 백신을 추가 접종함으로써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 하와이는 백신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지역 중 하나다.
폭스뉴스의 수석 의학 분석가 마크 시겔 박사(Marc Siegel)는 "DTaP 백신은 적절히 접종할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예방 효과를 가진다"며 "백일해는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 감염이므로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지만, 초기 감염은 감기로 오인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청소년 및 성인도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어 정기적인 부스터샷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영유아 보호 위해 임산부 백신 접종 권장

WebMD 수석 의학편집장인 네하 파탁 박사(Neha Pathak)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DTaP 백신은 접종 후 최소 1년간 약 98%의 보호 효과를 제공하며, 5년간은 약 70% 정도 유지된다"며 "홍역, 볼거리, 풍진(MMR) 백신과 달리 백일해 백신의 면역력은 시간이 지나며 감소하기 때문에 반복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임산부가 임신 3분기 동안 Tdap 백신을 접종할 경우, 태아에게 항체가 전달되어 신생아가 직접 백신을 맞기 전까지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생후 1세 미만의 유아 중 약 3분의 1이 백일해로 입원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건 전문가들은 "유아를 둘러싼 가족, 보호자 모두가 백신을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보호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홍역도 여전히 위협…하와이, 여행자 유입 경계

하와이에서는 4월 초 홍역 확진 사례 두 건이 보고되었으나, 현재까지는 지역사회 전파 없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하와이 보건국은 "여행자에 의한 홍역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전역에서도 30개 주 이상에서 1,000건이 넘는 홍역 확진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하와이는 그 여파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보건당국은 "MMR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에 대한 불신과 회피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소아 백신 접종률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하와이 역시 예외가 아니며, 그로 인한 감염병 재확산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문가들, "백신 주저 말고 접종하라" 강력 권고
폭스뉴스는 이번 보도를 통해, 하와이의 백일해 확산은 단순한 지역 감염이 아니라 미국 전체 공중보건에 경고 신호라고 평가했다. 시겔 박사는 "백일해는 아이들의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가벼운 감기처럼 보여 지나치기 쉬운 질환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현재의 확산세는 놀라운 일이 아니며, 백신 기피 현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백일해 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며, 특히 영유아와 접촉이 많은 사람들은 반드시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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