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조선 SOS에 우리 기업 수주 가능성 ↑
"함정 고도화에 수익성 높아져…건조보다 남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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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기술·장비 고도화에 따른 MRO 사업 수익성 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조선업 지원 요청 등 호재가 겹치며 우리 기업들이 앞 다퉈 MRO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 해군 MRO 물량을 수주하며 일찌감치 사업 토대를 다진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방산기업 LIG넥스원도 최근 MRO 사업에 합류하면서 해외 수주를 위한 우리 기업들의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달 말 부산에서 열린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에서 미 함정 MRO 사업 수주 의지를 적극 어필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입찰한 이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이 자리에서 "(미국 측에 우리) 플랜을 제시한 상태고, 한 발 더 나아가 HD현대중공업은 해외에도 MRO 기지를 조성할 생각"이라며 "MRO를 할 수 있는 단지를 여러 군데로 확대해 미국이 원하는 모든 지역에서 가능하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미국도 HD현대중공업에 MRO를 맡기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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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윌리 쉬라, 유콘 MRO 계약을 체결했다. 윌리 쉬라는 지난 3월 정비를 마쳐 미 해군에 인도했고, 유콘의 경우 거제에서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윌리 쉬라의 성공 인도로 자신감이 붙은 한화오션은 마덱스 전시회에서 MRO 종합관리체계 'TOMMS 오션'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TOMMS 오션은 원격 기술 지원, 모바일 시스템 지원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장기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한화측 설명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MRO사업부를 꾸린데 이어 올해 초 사업목적에 선박 개조·정비·개량 등을 추가하며 사업 참여를 공식화 했다.
LIG넥스원은 마덱스 현장에서 영국의 퀸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건조 업체인 밥콕 마린과 함정 신규 건조와 MRO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는 내용의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글로벌 MRO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 해군성 존 펠란 장관이 지난 4월 말 방한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할 만큼 관심을 보이자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펠란 장관에게 조선소 현장을 직접 안내하며 자사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최근 함정이 고도화되며 MRO 수익성이 높아진 점도 매력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진행해 한자리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선박 건조에 비해 MRO는 수개월 만에 두 자릿수 이익을 낼 수 있어 더 남는 장사"라며 "싼 가격을 내세우는 필리핀 등지 업체보다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 조선업계의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