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대 현금성 자산, AI 등 투자 앞둬
유심교체 비용에 과징금땐 손실 막대
신규유치 마케팅 경쟁 뒤쳐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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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유심 교체 예약자의 70.8%인 680만명이 교체를 마쳤다. 이번주 중 190만개 유심을 추가 확보할 예정으로, 일 평균 30만명 교체가 가능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오는 20일까지 유심 교체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신규 영업 재개도 이르면 이달 중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예약한 사람들이 빨리 교체를 완료하면 (신규 영업도) 빠르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넘어간 가입자는 44만490명이다. 같은 기간 다른 통신사에서 SK텔레콤으로 넘어온 가입자는 3만4960명에 그치면서 순감 규모는 40만5530명을 기록했다. 가파른 가입자 이탈은 '통신 1위' 위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5717만8094명으로, 이 중 SK텔레콤 가입자는 40.4%다. 유심 해킹 사고 발생일(4월 18일)을 고려하면 이미 30%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점유율 회복을 위해선 공시지원금이나 판매장려금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뤄져야 하지만, 각종 지출 요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실물 유심 비용은 개당 7700원 정도인데, 유심 정보가 유출된 약 2000만명이 교체할 경우 일시적 비용만 1500억원이 투입된다. 유통망 업무 처리 비용을 합할 경우 유심 교체 비용은 1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부과하는 과징금도 문제다. 2023년 고객 정보 유출을 겪은 LG유플러스는 6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SK텔레콤은 이를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까지 '역대급 사건'이라고 언급하면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점쳐진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를 보면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조3000억원이다. 유심 교체 비용과 과징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위약금 면제도 변수로 남아있다. 1인당 평균 위약금(10만~30만원)과 SK텔레콤이 예상하는 이탈 가입자(240만명)를 단순 계산하면 전체 위약금은 최대 7000억원을 넘는다. 최근에는 AI 등 신사업 투자와 관련 연구개발도 활발해지면서 마케팅을 위한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AI 등 연구개발 비용에만 4000억원을 투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영업 재개와 함께 적지 않은 마케팅 비용 투입이 불가피해졌지만, 기존 비용 효율화 기조와 향후 신사업 투자 등에 따라 예상치를 웃도는 규모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