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조정 대비 '인버스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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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3% 오른 2907.04에 장을 마감했다. 2900선을 넘은 건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별 수급 동향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이날 기관은 2304억원어치를, 외국인은 166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36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4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투자 심리의 차이는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에서도 나타난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332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ODEX 레버리지'가 77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두 상품 모두 주가지수 상승 시 수익이 두 배로 확대되는 구조로, 강세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196억원)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50억원)를 각각 1·2위로 가장 많이 매수했다. 이들 상품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역방향 ETF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방어적 대응 전략으로 해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매수 주체 간 심리와 전략의 차이를 원인으로 분석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일찍 매수에 나섰던 만큼, 일정 수준의 수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외국인은 정책 효과가 가시화된 뒤 본격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어 매수 시점이 엇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매수 주체 간 '힘겨루기'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지수 부담을 느끼는 개인과,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기관·외국인의 전략이 엇갈리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해 자본시장 활성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겠다"며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제도 개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