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론당, 18일 석방 요구 집회 개최
|
아르헨티나 연방고등법원 2재판부는 17일(현지시간) 징역을 가택연금으로 대체해달라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형법이 70세 이상에게 징역을 가택연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점, 2022년 9월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 등을 감안할 때 교도소 수감 시 발생할 수 있는 경호상의 문제점 등을 근거로 가택연금을 허용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신고한 주소지에서 이탈할 수 없다. 짧은 외출도 할 수 없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하면 사법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재판부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게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하고 법무부 교정본부 산하 감시기관에 3개월마다 감시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집에 방문할 수 있는 이는 재판부에 제출한 명단에 이름이 오른 가족과 변호인, 주치의 등으로 제한된다.
현지 대법원은 대통령 재임 시절 친분이 있는 기업인으로부터 인프라 사업 입찰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6년 및 피선거권 영구 박탈 선고를 확정됐다. 2008년 야당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지 17년 만이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스페인풍 고급 아파트에 연금됐다. 그와 친분이 있는 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200㎡ 규모의 이 아파트는 남편인 고(故)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딸, 아들 등이 거주했던 곳이다. 아파트를 소유한 기업은 돈세탁 의혹으로 기소돼 최근 재판이 시작됐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빠르게 결집하고 있어 제1야당 페론당 대표인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페론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그의 아파트 주변에서는 지지자들이 모여 아사도(숯불갈비 전통음식)까지 구워 먹으며 밤낮으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수시로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현지 언론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발코니 정치'로 영향력을 유지하며 정치적 부활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매체 라나시온은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대법원의 확정 판결 전 30%대 중반이었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상승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좌파 진영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좌파 진영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정치 탄압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올해 10월 중간선거 및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출마를 막기 위해 대법원이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페론당은 18일 오후 정부청사 앞 마요광장에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정치 탄압을 받고 있다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했고 미주인권위원회(IACHR)에도 개입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