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 이란 공습 가능성에 ‘마가(MAGA)’ 반발…트럼프 딜레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619010009525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6. 19. 11:03

핵심 측근 스티브 배넌 포함, 공화당 내 지지자들조차 美 개입 반대
"국론은 분열될 것이고, 또 다른 이라크 사태 겪을 수 없어"
TRUMP-JUVENTUS SOCCER CLU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유벤투스 축구단 관계자들과 면담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UPI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 내 분열이 표면화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의 새로운 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으로 고립주의적 노선을 공유해 온 핵심 측근 스티브 배넌을 포함해, 공화당 내 대표적 지지자들조차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대통령과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트럼프의 책사'로 알려지며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주도해온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주최 행사에서 "외교적 해법 없이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핵시설을 제거하려는 군사행동에 나서선 안 된다"며 "우리는 이 일을 또다시 반복할 수 없다. 국론이 찢어질 것이고, 또 다른 이라크 사태를 겪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내 반(反)개입주의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미국이 동참할 가능성을 보이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3만 파운드(약 13.6t)에 달하는 벙커버스터 투하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개입을 선택한다면 이는 그의 전통적 고립주의 외교 노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걸프 지역과의 관계 개선 노력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전 세계와의 무역 협상 등 다른 외교 과제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지지층의 반발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금 내 지지자들은 선거 때보다 나를 더 사랑하고 있고, 나도 그들을 더 사랑한다"며 "나는 단 한 가지 원한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지자들이 지금 약간 불만을 품고 있지만, 또 다른 이들은 이란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싸움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싸우든, 핵을 갖든 둘 중 하나라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측근이자 1기 행정부에서 입법국장을 맡았던 마크 쇼트는 "이란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진영 내 갈등은 상당히 큰 균열"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결국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이념보다 강하기 때문에 지지층은 대부분 그를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상 3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2016년과 2024년 대선에서 그를 백악관으로 보낸 마가 지지층은 여전히 정치적 기반으로 중요하다. 이들의 이탈은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장악력 유지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