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발굴·본업 경쟁력 회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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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을 이끌게 될 두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한화생명이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할인율 규제 강화, 지급여력비율 하락(K-ICS비율) 등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도 큰 상황이다. 국내 보험시장은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성장 정체 위기에 직면한 만큼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여 부회장을 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내정하고, 한화생명 신임 대표에는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을 각자대표로 내정했다.
권 전 부회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40년 간 한화에너지,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오션 대표이사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전문 경영인이다. 지난 2020년에는 ㈜한화 지원부문 사장을 맡아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해왔고, 2022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추진할 당시 인수팀을 이끌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측근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동안 여 부회장은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여 부회장이 그룹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김 회장의 측근인 권 전 부회장을 새로운 경영 멘토로 낙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전 부회장이 그룹에서 미래 신사업 발굴 등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한화생명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경근 사장은 '정통 보험맨'이다. 한화생명 기획실장 및 보험부문장 등을 지내면서 영업현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풍부하다는 평가다. 2022년 11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 부임 이후 회사가 흑자 전환하며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보험 전문가인 이 사장은 한화생명의 영업 전략과 조직 재정비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한화생명이 놓인 경영 환경은 만만치 않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12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한 수준이다. 실적 부진으로 생보업계 내 위상도 흔들렸다. 생보업계 '빅3'에 이름을 올려왔던 한화생명이 순이익 기준으로 4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건전성 관리도 주요 과제다. 한화생명의 1분기 지급여력비율은 154.1%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기존 150%에서 130%로 하향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보험 부채 할인율 현실화, 금리 인하 등으로 지급여력비율 하향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생명의 글로벌 전략도 지속 추진해, 중장기적인 미래성장기반으로 안착시켜야 한다.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에 따른 배당여력 감소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한화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인 PBR은 0.21배로 경쟁사보다 뒤처진 모습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권 전 부회장은 AI시대를 맞아 한화생명의 사업 다각화와 지속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사장은 정통 보험영업 전문가로 영업현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