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남 김동선의 로봇우동 '유동' 푸드테크 접목 자동화 외식 브랜드 우동 한그릇 조리시간 평균 3~5분 체류시간 15분 내외로 회전율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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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5가역과 광장시장을 따라 걸으면 나오는 우동 전문점 '유동'. 매장 앞 '옛날 우동 한 그릇 2000원' 배너가 세워져 있다./최영 인턴 기자
아시아투데이 차세영 기자·최영 인턴 기자 = "요즘 2000원 주고 밥 먹을 수 있는 데가 어딨어요."
24일 낮 12시 서울 종로 5가역의 우동 전문점 '유동'.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앞에 놓인 '옛날 우동 한 그릇 2000원' 배너와 '장비 점검 중'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이곳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 음식을 만드는 특별한 매장이다. 상주 직원이 있지만 조리가 아닌 매장 관리만을 담당한다. 유동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여성 박씨는 "가격이 너무 저렴하고 맛이 기대했던 것보다 괜찮아서 자주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과 '로봇 조리'가 특징인 이곳은 지난달 김동선 한화호텔&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세 번째로 선보인 자동화 외식 브랜드다. 한화그룹 3남인 김 부사장의 가장 큰 관심사인 '푸드테크'를 접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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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옛날우동', '유뷰우동', '소고기우동'. 가격은 각각 2000원, 4000원, 6000원이다. 국물은 가쓰오부시 향이 진하게 났다./최영 인턴 기자
매장을 방문해보니 메뉴는 단 3가지였다. 옛날우동, 유부우동, 소고기우동으로 가격은 각각 2000원, 4000원, 6000원이었다. 매장 주변 국수 전문점들의 평균 가격이 7000~8000원임을 고려했을 때, 옛날우동은 절반 이상 저렴했다. 컵밥과 반찬도 자판기로 판매해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남성 최씨는 "이렇게 싼 곳은 처음 본다"며 "혼자 두 그릇 시켰는데도 6000원이 나왔다"고 웃음을 보였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세 메뉴 모두 동일한 면과 육수였기에 고명만 달랐지만 가격은 2~3배 차이가 났다. 특히 유뷰우동은 옛날 우동에 유부 몇 조각만 추가된 채 2배 가격이었다. 이 때문인지 매장 내 대부분 고객들은 가장 저렴한 옛날 우동을 택하거나 고기 토핑의 소고기 우동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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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단에 위치한 로봇이 우동을 만들고 있다. 면 삶기부터 육수 주입, 고명 준비, 서빙까지 로봇이 담당한다./ 최영 인턴기자
점심시간이 되자 매장은 혼밥 손님부터 8명 단체 손님들로 순식간에 가득 찼다. 로봇의 움직임이 신기한 듯 이곳저곳을 찍는 손님들도 있었다. 면 삶기부터 육수 주입, 고명 준비까지 모든 조리 과정에는 로봇이 있었다. 빠른 회전율도 인상적이었다. 30분 동안 40여 명의 손님들이 드나들었다. 실제 손님들의 체류시간을 살펴보니 대부분 15분 내외로 짧았다. 이 같은 회전율은 적은 메뉴 수와 로봇의 빠른 조리 덕에 가능했다. 매장 관계자는 "우동 한 그릇당 조리시간은 평균 3~5분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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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로봇의 우동 조리 과정을 찍고 있다. 사진 우측에 자동으로 올라온 우동이 있다. 하단에 위치한 로봇이 조리 후 위로 올린다./ 최영 인턴 기자
이 같은 자동화 매장은 김 부사장의 외식업 혁신 전략이 바탕이 됐다. 김 부사장은 한화호텔&리조트 푸드 테크 전문 계열사인 '한화푸드테크'로 외식 사업 전반에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수한 매출 2조원 규모의 급식 업체 아워홈 내부 게시글에서도 "주방 자동화 기술을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며 밸류체인 기반 혁신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기술 중심 사업의 정착을 예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동'이 한화푸드테크가 운영 중인 유일한 오프라인 매장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이 론칭한 스텔라 피자와 파스타X가 있지만, 모두 실가동 매장이 없다. 실제 유동 오픈 당시 한화는 외부 홍보를 최소화했다. 아직까지 한화는 유동을 브랜드 매장이 아닌 로봇 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다.
한편 '로봇 조리'를 내세우며 24시간 매장을 열었던 유동은 23일부터 운영 시간을 축소했다. 매장 관계자는 "매장 내부 사정으로 인해 운영시간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