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인권위 정상화 두고 설전…협의 불발
국정위, "인권위 정상화 방안 마련해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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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권위에 따르면 이석준 인권위 사무총장 등은 전날 국정기획위 보고에서 인권위 업무 현황을 설명하고 16개 인권 과제를 전달했다. 이는 지난 23일 진행된 전원위원회에서 의결된 사안이다.
세부적으로 16개 과제에는 △지능정보 사회의 인권 보호 강화 △기후 위기 대응·에너지 전환 과정의 취약계층 보호 △실질적 성평등 제도화 △장애인 인권 보호 강화 △노인 인권 보호 △보편적 돌봄권 보장 강화 △노동인권 강화 △인권 경영 실현 △군 인권 보호·증진 체계 강화 △북한 인권 개선 등이 담겼다.
인권위는 "이번 16대 인권 과제는 높아진 시민의 인권 수준에 부응하여 신기술 발전, 기후위기 등 변화하는 인권 의제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존중받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인권 과제에서 그간 더불어민주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가 요구했던 인권위 정상화 과제는 빠졌다. 앞서 인권위는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권고안을 내놓으며 정치 편향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민주당 등은 인권의 정치화를 우려하며 인권위 문제를 상시 대응하는 협의체 구성, 인권위원 추천제도 개선 등 도입을 주장해왔다.
23일 진행된 전원위원회에서도 인권위는 새 정부 인권 과제에 '인권위 정상화'를 포함할지를 놓고 설전을 벌였으나 위원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불발됐다. 찬성 측인 이숙진 상임위원은 "인권위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상화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달리해서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추가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라며 "간리의 특별 심사를 받는 자체가 인권위가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인 한석훈 위원 등은 "인권위 내부 직원이나 편향된 언론, 국제언론기구에 의해 인권위가 독립성을 침해받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비정상"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협의가 불발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인권위지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반대 의견을 낸 김용원, 한성훈, 이한별 등 반대 측 인권위원을 비판했다.
국정기획위 역시 24일 인권위로부터 업무 현황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인권위 정상화를 주문했다. 이해식 정치행정분과장은 "대통령과 여당이 과반의 인권위원을 임명하는 현행 제도는 인권의 정치화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입법을 통한 개선 방안 등을 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