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하락과 차량가격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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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자동차 노사는 상견례 포함 세 번째 만남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요구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전날 사측이 먼저 경영 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어 향후 노사는 요구안에 대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노조 측의 요구안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주 4.5일제'다. 업계에선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 심각할 것이라 우려한다. 현대차의 경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 인기 차종의 생산 공장은 주말 특근을 시행할 정도로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근무시간 감소로 인한 생산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의 입장에선 0.5일분에 대한 휴일 근무수당을 더 지급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생산 원가가 올라가게 되면서 차량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결국 상품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노사 관계가 협조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올 들어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다. 물가 상승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등 경영 환경의 급변화로 헤쳐나가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동석 대표이사 사장은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 성장에 기반을 두고 교섭을 진행하자고 밝혔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선 실적이나 투자 부분에서 대내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앞서 그는 상견례에서 "대내외 환경이 어렵고, 현대차 노사협상을 두고도 부정적 인식이 많다"며 "이번 교섭은 미래 성장에 기반을 두고 경영환경을 탓하지 말고 진행하자"고 말했다.
대기업 노조가 '귀족 노조'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전체 근로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기 보다 촉탁 계약직들이나 하청 업체 근로자들과는 차등 대우를 하면서, 그들의 권리를 신분 유지를 위한 도구로만 활용해서 일지도 모른다.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가 계속된다면 사측의 입장에선 해외 투자를 늘리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임단협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올해는 유독 사회적인 의제들이 포함돼 있어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말 근무가 시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대로 4.5일제를 유지하게 될 경우 기존 5일 대비 10% 정도의 생산성이 저하될 것이라 말한다.
제조업의 특성상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시장 선점이 시급해졌다. 저생산성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다. 올해 임단협에서는 자동차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글로벌 대내외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