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李 7인회 좌장… 40년 지기
野 등 반발 조율할 5선 리더십 선택
윤호중, 지난 대선 선대위원장 역임
86세대 맏형… 당정 협력에도 방점
◇사법개혁 칼자루 '최측근'에 맡겨…"할 일이면 해야"
특히 정성호 후보자의 경우 '검찰개혁'으로 대표되는 이 대통령의 사법개혁을 주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강력한 사법개혁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측근인사라는 정치적 부담에도 대내외 소통과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5선의 노련한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법개혁 추진과정에서 예상되는 야당의 반발과 이해관계자 등의 갈등을 조율할 적임자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유기적인 당정관계로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사법개혁의 경우 '갈등이 있더라도 해야 할 일이면 해야 한다'는 게 핵심 의중"이라고 말했다.
여권 인사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이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에게 사법개혁의 칼자루를 맡긴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과거 "사람들은 정성호가 이재명계 핵심이라는데, 제가 정성호계 핵심"이라고 했을 정도로 신뢰하는 인사다. 이 대통령의 핵심측근 그룹인 '7인회'의 좌장이자 1984년 사법시험 준비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최측근 중의 최측근이다. 윤호중 후보자는 '86세대'의 맏형으로 지난 대선에서 캠프 좌장인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與출신 금배지 9명 포진…'의원불패'로 국정 정상화
앞서 이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 11명을 지명한 1기 내각 인선에서 절반에 가까운 5명을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채웠다. 정동영 통일부, 안규백 국방부, 김성환 환경부, 강선우 여성가족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광현 국세청장(차관급)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벌써 9명의 현역 의원이 새 정부에 몸담게 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이 1기 내각 후보자로 현직 의원을 대거 발탁한 것은 장관급 인사의 '최대 고민거리'인 인사청문회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 제도 도입 이후 현역 의원 출신이 낙마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현역 의원이 이미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은 인물인 데다 의정활동 과정에서 쌓인 의원 간 동료의식이 작용해 '의원 불패'가 이어져 왔다.
산업부 장관에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한 것도 눈에 띄는 인사다. 앞서 LG AI연구원장을 지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출신의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등을 발탁한 데 이어 또 한 번 민간전문가 출신을 '산업 컨트롤타워'에 내정했다.
여권 한 인사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에서 하루빨리 국정 정상화를 위해 인사청문회로 동력을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으로 인사를 한 것"이라며 "민간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실용정부와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