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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장마에도 마르지 않는 서귀포 영천동 부녀회의 따뜻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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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석 기자

승인 : 2025. 06. 30. 17:56

4년간 어르신과 어려운 이웃에 나눔 활동
이젠 동네 대소사 챙기며 주민 모두의 공동체로
부녀회사진
서귀포 토평동 다목적회관에서 음식을 하고 있는 영천동 부녀회 회원들.
제주도 서귀포시 한라산자락 밑 조용한 농촌마을 영천동에서 올 여름도 어김없이 훈훈한 이웃사랑이 펼쳐지고 있다. 기상청이 장마 시작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된 비는 내리지 않고 습한 더위만 계속되는 가운데, 토평동 다목적회관에서는 부녀회원들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여름 보양식 삼계탕이 끓어오르고 있다.

고영숙 회장을 비롯한 15명의 영천동 부녀회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이웃들에게 대접할 삼계탕을 준비하며 회관 곳곳에 웃음꽃을 피웠다. 2021년부터 시작된 이 음식나눔 행사는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의미를 넘어서, 동네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함께 하며 정을 나누자는 공동체 정신이다.

"처음에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시작했는데, 이제는 마을 전체가 하나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어요." 고 회장의 말에서 4년간 이어온 나눔 행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영천동 부녀회는 음식나눔 행사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토평동 다목적회관에서 열리는 결혼식 및 각종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마을의 중요한 행사들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영역은 음식 준비와 행사 진행에 그치지 않는다. 마을의 크고 작은 대소사를 챙기며 이웃 간의 소통을 돕고,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계승해나가고 있다.

영천동 부녀회의 활동은 제주도 지역발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대형 카페나 관광 명소가 없는 평범한 농촌마을에서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나눔 정신을 통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와 개발로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는 제주도 현실에서, 영천동 부녀회의 꾸준한 활동은 지역사회 결속력 강화와 공동체 복원의 모범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천동 부녀회와 같은 풀뿌리 공동체 활동이 제주도 전체의 사회적 자본 축적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활동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제주도만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마른 장마 속에서도 마르지 않는 영천동의 인심.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이 따뜻한 나눔의 물결이 제주도 전체로 퍼져 나가길 회원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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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동 부녀회원들이 사랑의 도시락 나눔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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