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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은행권, 중요성 더욱 커진 비이자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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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6. 30. 17:30

가계대출 성장률 1%p 하락
이자이익 불확실성 커져
4대 은행 간판
/ 연합
하반기 은행권 수익성에 변수가 발생했다. 정부가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은행권 호실적의 기반이 된 이자이익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지속적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해왔지만,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 50% 감축과 주택담보대출 6억원·생활자금대출 1억원 한도 제한 등으로 가계대출 자산의 성장 자체가 억제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위험가중자산(RWA)과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등을 이유로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힘들다. 결국 '비이자이익'이 올해 은행 실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 금융권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목표 50%·정책대출 25% 감축,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총액 6억원·생활자금 목적 주담대 1억원 한도, 수도권 대출만기 30년 제한, 수도권 LTV 강화·정책대출 한도 축소, 전세보증비율 강화 등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직접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당장 은행들의 가계대출 성장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올해 연간 가계대출 성장률을 기존 3~5%포인트 대비 0.5~1%포인트 축소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 시행으로 인해 은행권 가계대출 성장폭은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에 부정적이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은 경상성장률 증가 범위인 3.8% 이내로 관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액으로 보면 75조원 정도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총량 목표 50%를 축소할 경우 1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기업대출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은행들은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 개선을 위한 RWA 관리와 경기침체로 인해 치솟고 있는 연체율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는 상황이다.

은행의 비이자이익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자이익에서 공통적인 악재가 발생한 만큼, 비이자이익에서 나타나는 차별성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산관리(WM), 투자금융(IB), 외환, 신용카드, 퇴직연금 등 수수료 기반 수익이 비이자이익에 해당한다. 다만 올해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부진했다. 경기악화로 방카슈랑스 영업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1분기 4대 은행 비이자이익 합은 1조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은행들은 WM, 퇴직연금 등 부분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KB국민 '골드앤와이즈센터', 신한 'One WM', 하나 '하나더넥스트', 우리 '투체어스' 등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1000조원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에도 상품 다각화, 수익률 개선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령자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신탁 강화에도 나섰다.

은행권에서 이재명 정부에 투자일임업 허용을 요구한 것도 비이자 부문 경쟁력 강화와 연결된다. 현재 증권사·자산운용사는 투자일임업을 겸영할 수 있고 보험사도 투자일임업에 제약이 없다. 하지만 은행은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만 제한적으로 투자일임업이 가능한 상태로 퇴직연금 등 운용 측면에서 타업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이자 강화를 위한 신사업 진출을 경우 성과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바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미 진출한 WM, 퇴직연금 등에서 성과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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