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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결식엔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김영록 전남지사, 이개호 의원, 장세일 영광군수, 김강헌 영광군의회 의장·군의원, 기관사회단체장, 군민과 불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장으로 치러졌다.
불갑사 주지를 겸하고 있는 만당스님은 지난 4일부터 티베트의 불교 성지 순례가 계획돼 있어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새벽 전남 영광군 소재 불갑사 숙소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입적했다.
스님은 지난해 2월부터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으로 취임해 사찰음식 세계화와 템플스테이 활성화 등 한국불교의 현대화·국제화를 선도했다.
특히 올해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외국인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불교문화 알리기에 의욕을 보여왔다.
만당 스님은 조계종 중앙종회 4선으로 종책모임 불교광장의 회장이기도 했다. 그는 활발한 중앙종회 활동을 통해 같은 백양사 문중인 현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보필해 왔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 4일 오후 6시 영광 불갑사에 마련된 만당 스님의 빈소를 찾아 조문에 앞서 방명록에 '무상도 원망스럽구나, 잠깐 쉬었다 오시오'라고 적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진우 스님은 "제행무상이라고 했지만 그 무상도 원망스러운 심정"이라며 "만당 스님은 우리 종단에서 큰 역할을 해온 스님으로, 그 동안 종단의 대소사에 앞장서서 어려운 일들을 해결했으며 전법 포교에도 누구보다 열심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만당 스님은 모든 종교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셨다"면서 "스님의 갑작스런 입적 소식에 말을 잊을 정도"라고 심정을 밝혔다.
만당스님은 세수 61세, 법랍 33년 1964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지종스님을 은사로 1992년 사미계를 받았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기획국장,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중앙종회의원, 중앙종회 부의장을 지낸 한국 불교계의 큰 별이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불갑사를 전국이 사랑하는 성지로 일궜고,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으로 더 많은 중생들이 불연을 맺게 해 한국불교가 대중과 세계로 나아가늘 길을 닦으셨다"면서 "전라남도는 스님이 일군 불교문화의 성지를 더욱 장엄하게 가꾸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국불교 세계화에 앞장서며 불교문화 계승에 평생을 바친 스님의 열정과 통찰, 그리고 온화한 웃음으로 대중을 바라봐주신 자비 가득한 불심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조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백제불교의 맥이 흐르는 불갑사에서 한 시대의 큰 스님을 떠나 보내는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면서 "스님께서는 평생을 불교문화의 길을 넓히는 데 헌신을 하셨고, 전통을 지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불교가 사람들의 삶 속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애써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으로서 불교문화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써주셨고 그 뜻은 한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 전달되었다"며 "이 모든 성과는 지역의 문화 자산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우리 영광군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발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님께서 보여주신 자비와 화합의 정신, 문화와 전통의 뜻이 영광의 마을과 산사 곳곳에서 살아 숨 쉬게 하겠다"면서 "스님의 깊은 뜻과 수행의 길을 가슴에 새기며, 취암당 만당 스님의 극락왕생을 진심으로 기원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