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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예고하고, 철강과 알루미늄은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양측이 여러 차례 실무회담을 했음에도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한·미 관계 특수성, 조선산업 협력과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참여 가능성 등을 제시하며 상호 '윈윈'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관세나 무역 협상을 따로 떼어내지 않고 주한미군 지위 변경, 방위비 분담금 등을 패키지로 다루고 싶어 한다.
한·미 무역 협상은 정상회담과 주한미군 감축 등과 얽혀 있어 타결이 결코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여태 전화 한 통만 했을 뿐 아직 직접 대면하지 못한 상태다. 주요 선진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서로 일정이 달라 양국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Top Down) 방식 협상을 선호해 정상회담을 통해야 무역 협상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정상 간에 관세 10% 부과와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로 협상을 매듭지었다.
관세 이외에 우리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은 바로 '동맹의 현대화'다. 이는 한국·일본 등 동맹국이 중국 견제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고 주한미군의 지위나 역할, 방위비 분담금 등을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이 강조하는 협상 전략이다. 일본은 지난 3월 한반도와 대만해협·동중국해·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쟁구역(戰爭區域·Theater)으로 묶어 미국·한국·일본·호주·필리핀이 함께 방어하는 구상을 미국에 제안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환영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역내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관세와 정상회담, 동맹 현대화는 민감하면서 서로 얽힌 사인이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성과를 내는 데 역부족일 수도 있다. 외교와 협상은 상대에 신뢰감을 주며 정교하게 총력전을 펴는 게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실용 외교를 강조해 왔다. 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의 외교 및 통상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