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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선점에 바쁜 카드사들, ‘방향성’부터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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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5. 07. 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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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김민혁 증명사진 (3.5x4.5cm)
최근 정치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논의가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드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방안과 방향성을 공개하기보다는 상표권 출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과 이달 1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9건, 35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여기에 여신금융협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를 카드사들이 겸업하거나 부수업으로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여전법 개정에 관해 국정기획위원회 건의를 준비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통상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은 이후 법 개정을 요구하는 절차로 움직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기 위한 카드업계의 움직임이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처럼 카드 업계에서의 도입 움직임은 분명하지만, 대중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취재기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계의 상표 출원 소식이 들릴 때마다 기사에 '단독'을 다는 등 취재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하지만 카드사 측에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문의하면 '정해진 바가 없다', '선제 대응을 위한 조치'라는 정도의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온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도입 계획이나 설계보다는 상표 출원 소식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아직 법적인 체계나 설계, 사업모델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의 기대 효과는 분명하다. 기업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비용 절감과 결제주도권, 자체 생태계 구축 등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대중은 환전 절차나 송금 등을 저렴한 수수료에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는 부풀어 오른 상태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 들어 관련 법안 발의도 된 만큼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가능성'이 아닌 '시기'의 문제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과정의 투명성'이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사인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달리고 있다. 이들 회사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도입 방향과 움직임을 자사 웹사이트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달 기존 서클의 USDC와 함께 페이팔 PYUSD, 팍소스 USDG, 파이서브 FIUSD 등을 자사 네트워크에 추가 통합한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카드 업계를 포함한 금융업계 전반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절차나 청사진을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

국내 카드 업계가 스테이블코인과의 공생을 하기 위해선 대중의 눈을 가리는 비밀주의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신속한 방향성 제시도 필요하다. 고객이 될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신뢰와 혁신을 함께 구축해 나갈 때, 불필요한 잡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조용한 준비보다는 투명한 설계가 진행되길 바라본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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