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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아람코에 HIC강재 첫 공급…‘초격차 기술’로 수출길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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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7. 13. 18:33

'관세정책·환경규제' 속 생존 방안은
유럽 독점 타파…기술 경쟁력 입증
고망간강·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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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프로젝트' 전경./포스코
글로벌 무역 장벽과 불확실성 속에서, 포스코가 고부가가치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열고 있다. 기술장벽이 높은 HIC(수소 유기 균열 저항) 강재를 사우디 아람코의 가스 플랜트에 처음 공급하며 유럽 철강사의 독점 체제를 뚫었고, 고망간강과 수소환원제철 등 신소재·친환경 공법을 앞세워 미래 수요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13일 포스코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파드힐리 가스 플랜트 증설 사업'에 HIC 인증 에너지 강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파드힐리 증설 프로젝트는 아람코가 기존 플랜트의 가스 처리량을 1.6배 수준으로 높이는 대형 에너지 인프라 증설사업이다. 특히 아람코는 국제 규격보다 높은 HIC 강재 품질을 요구해 유럽 철강사가 공급을 독점해왔으나, 포스코가 첫 공급을 시작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HIC 강재는 석유·가스 플랜트 등 가혹한 환경에서 에너지용 강관이나 압력 용기 소재 등으로 활용된다. 철을 부식시키는 황화수소와 닿아도 내구성을 유지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제품 내 황 함량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특수 공법이 적용돼 기술장벽이 높다. 현재 아람코의 인증을 받은 건 전 세계 9개 철강사 뿐이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신규 수요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발 저가 공세로 범용 철강 제품의 입지가 좁아졌고,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글로벌 환경규제로 무역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위기를 타개할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당면 과제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향후 신소재 '고망간강'으로 새 먹거리를 확보하겠단 방침이다. 고망간강은 철에 망간을 다량 첨가한 소재로 포스코가 독자 개발했다. 특히 극저온 환경과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어, 영하 160도의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소재로 적합하다. 기존 LNG탱크 제작에 쓰이는 니켈강보다 원가가 30% 저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전남 광양의 LNG 터미널 5·6호기에 쓰였으며, 현재 공사 중인 7·8호기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망간강은 방산 신소재로도 주목 받는다. 자성을 띄지 않아 잠수함 등의 은폐 성능을 향상할 수 있고 강도도 높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올해 HD현대중공업과 고망간간의 선체 적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철강 산업의 '게임체인저'인 수소환원제철은 최근 '실증기술 개발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번 개발 사업에는 국비 3088억원이 지원된다. 포스코는 실증기술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탄소 배출을 기존보다 95% 이상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이다. 석탄 코크스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해 철을 만들고, 수증기만 배출하는 원리다.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대응해 수출 경쟁력을 높일 열쇠로 주목받는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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