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행금 천안시의장, 강제성 짙은 출판기념회 초청장 무차별 발송 …“얼마 내야 하나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16010009563

글자크기

닫기

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5. 07. 16. 16:17

"출판기념회는 사적 행사인데 왜 공무원이 나서야 하나" 불만 확산
clip20250716160853
김행금 천안시의장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시청 공무원들과 지인들에게 발송한모바일 초대장./독자 제공
김행금 충남 천안시의장이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천안시청 공무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초대장을 발송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는 공무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고 '정치자금'을 모으려 한다는 의혹을 낳고 있어 파장이 거세다.

16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오는 19일 나사렛대학교에서 수필집 '내가 만난 사람들'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지인들과 공무원들에게 모바일 초대장을 대거 발송했다.

초대장에는 "지난 10년간 정치와 삶의 현장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순간을 수진과 글로 엮었다"며 "그 따뜻한 기록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부디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란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 모바일 초대장이 사진 파일 외에는 문장들로 구성된 텍스트가 없어 의장의 연락처를 전달받은 보좌진 등 특정인이 대량으로 초대장을 배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도적인 초청이라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초대장을 받은 한 시청 직원은 "도대체 왜 이런 초대장을 보내셨는지, 의도를 잘 모르겠어요.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적도 없고 휴대폰 번호도 모르는 일면식 조차 없는 분인데, 불쑥 모바일 초대장을 보내와 많이 당혹스럽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또 다른 직원은 "지금까지 현직 시장이나 시 의장, 시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연 적은 있어지만 공무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초대장을 돌린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책값을 내라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이는데 참석 가부를 떠나 도대체 얼마를 내야할지도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출판기념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드러나지 않게 10만 원가량의 봉투를 하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천안시청의 6급 팀장 보직은 500명, 사무관 과장 105명, 서기관 국장 13명, 부이사관 실장 1명 등이다.

출판기념회는 정치인의 정치자금 모집 창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국회에는 선출직 공직자의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경북 경산)은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후원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정치자금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불법적인 정치자금 모통로가 되고 있다"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수행원을 대동하고 관용차를 이용해 장거리 이동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으로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다음 달 예정인 충남시군의장협의회 해외연수에는 유일하게 별정직 공무원 2명을 동반하는 것을 두고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다른 의장들이 1인만 수행하도록 기준을 맞춘 것과 대조된다.


배승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