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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우선주의’ 극우정당 약진, 한일관계 먹구름 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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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7. 22. 00:00

/AP·연합
지난 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일본 우선주의'를 표방한 극우성향의 신생정당 참정당이 약진했다. 반면 연립 여당인 자민·공명당이 과반 의석수 유지에 실패하면서 한일관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비교적 '친한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퇴진 압박에 시달리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개표 결과 참정당은 기존 1석이던 의석수를 14석으로 대폭 늘려 일본 사회의 우경화 흐름을 여실히 보여줬다.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우며 유튜브 기반으로 창당 5년만에 급성장한 참정당은 '천황(일왕) 지배 강화' '외국인 배척(배외주의·排外主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참정당이 외국인 영주권 취득요건 강화 등 외국인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과거사와 영토문제까지 전선을 넓힐 경우 한일관계는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 그동안 주로 중국인 관광객의 몰상식한 행태를 비판하는 반중(反中)공약으로 표를 얻었지만, 언제 화살이 한국인으로 향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외국인 토지취득 제한' '(서민층의) 실수령액 증가' 등을 내세운 국민민주당도 의석수를 4석에서 17석으로 늘리며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자국 우선을 앞세운 이들 소수 정당의 약진은 자민당 등 기존 정당의 우경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체 참의원 248명 중 절반인 124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39석, 연립여당 공명당은 8석을 얻는 데 그쳐 참패했다. 여당이 총 47석을 확보해 과반유지에 필요한 50석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자민당 중심 정권이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 이어 참의원까지 과반의석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에 대한 퇴진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수교 60주년 기념 도쿄 리셉션에 직접 참석했고, 취임 후 첫 양자 방문국가로 한국을 택했을 정도로 일본 보수 정치권에선 '친한파' 내지 '지한파'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이시바 총리와 먼저 통화하면서 한일 관계개선에 성의를 보였다. 지난달 캐나다 G7(주요7국) 정상 회의에서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셔틀외교 복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참패로 이시바가 총리직을 유지하더라도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주력하면서 다른 나라 외교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연내 일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한·중·일 정상회의의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때일수록 한일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정부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북·중·러 위협에 대비하는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안보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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