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7% 달하는 고수익률 매력
적립액 증가율 선두… 2분기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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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엔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거시적 환경이 존재한다. 퇴직연금 상품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국내주식형 수익률이 좋았고, 나아가 해외주식형 성과도 양호했다. 여기에 매분기 계열사로부터도 물량이 지속 들어오면서 확정기여형(DC) 중심으로 몸집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증권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퇴직연금 강자로 올라설지 주목하고 있다. 아직은 적립액 기준 4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빅2'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앞선 2위(현대차증권), 3위(한국투자증권)와 1조원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 상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총 17조2783억원이다. 이는 작년 12월 말(15조3857억원) 대비 12.3% 증가한 수준으로,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 14개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한국투자증권(11.06%), 미래에셋증권(10.08%)이 뒤따르고 있다.
앞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작년 10월 말부터 도입되면서 증권사들은 꾸준히 적립액을 키워오고 있다. 높은 수익률과 다양한 상품 구성에서 이점이 부각되면서 은행·보험에서 증권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된 영향이다. 삼성증권은 이 과정에서 큰 수혜를 누렸는데, 작년 3분기 말부터 올해 2분기까지 총 22.45% 성장률을 기록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성장 배경에는 높은 수익률이 자리한다. 삼성증권의 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원리금비보장)은 2분기 말 기준 각각 7.11%, 6.83%다. 모두 7%에 달하는 수준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는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가 우상향한 영향이 크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미국 상호관세 우려 완화와 새정부 출범으로 24% 급등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DC형 상품 중 67%가 ETF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중 KODEX200 등 국내 주식형 상품이 수익률 전체를 끌어올렸다. 그 밖에 S&P500, 나스닥100 등 해외주식형 상품의 성과도 양호했다는 입장이다.
또 삼성증권이 실시하고 있는 여러 콘텐츠와 서비스도 수익률 제고에 역할을 했다. 시장에선 삼성증권이 지난 5월부터 선보인 퇴직연금 RA(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주목했다. 해당 서비스는 ETF 포트폴리오 추천 형태로 출시됐으며, 고객의 투자 성향을 분석해 개인화된 전략을 자동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상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도입을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개인 투자자의 운용 편의성 제고, 운용비용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문형 RA '연금S톡'부터 시작해 일임형 RA, ETF 모으기 등 퇴직연금 관련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온 것이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됐고, 특히 '찾아가는 연금세미나'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 상담하고 소통한 것이 DC형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들어오고 있는 적립액도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DC형에 대한 계열사 적립액 규모는 2분기 기준 2조110억원으로 작년 말(1조6534억원) 대비 4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DC형 적립액의 35.3% 수준이다.
삼성증권의 이러한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연내 '빅2'까지도 오를 수 있어 보인다. 적립액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달리 2,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한국투자증권은 4위 삼성증권과 고작 3000~7000억원 차이 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