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조만간 컨테이너 운반선 건조
美 조선 재건 협력해 시장 진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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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HD현대는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방한한 미국 조선 그룹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의 대표단과 미국 내 컨테이너 운반선 공동 건조를 위해 세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사는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ECO 본사에서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 ECO 조선소에서 중형급 컨테이너 운반선을 공동으로 건조하는 것이다.
ECO는 해양 지원 선박(SOV) 300척을 건조한 경험이 있지만, 조선업 재건을 내세운 미국 정부 기조에 맞춰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을 계기로 안보 이슈가 강한 항만 크레인 분야와 다양한 선종으로의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방한 첫날인 22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디노 슈에스트 ECO 대표는 경기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만나 컨테이너 운반선 공동 건조뿐만 아니라 향후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지에서 이뤄지는 양 사간 선박 공동 건조 작업은 한·미 간 조선 협력의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에 따르면 조만간 현지에서 양사의 선박 공동 건조는 시작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지난달 전문가 10여 명을 ECO 조선소에 파견해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생산성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ECO 대표단이 HD현대 조선소에 직접 방문하면서 양사 간의 본격적인 협업이 구체화된 셈이다. 방한 둘째날인 23일 대표단은 울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야드를 찾아 선박 건조 현장을 견학했다. 이번 대표단 일원으로 함께 온 ECO 측 엔지니어 10여 명은 약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며 선진 조선 공법을 익히고 세부 공동 건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지에서 조만간 공동 건조를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조선업 인력들을 주기적으로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HD현대는 올 들어 미국 조선업체들과 본격적으로 협업에 나서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상반기 존 필린 해군성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해 팔란티어, ECO 등 미국 정부 관계자 및 조선·방산업체를 만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HD현대는 주로 '협력'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직접 투자에 나서는 한화오션과는 대조적이다. 적은 투자 비용으로 국내 조선업의 기술력을 현지에 빠르게 알리는 한편, 직접 투자가 가진 위험성을 줄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대외환경에 따라 사업 속도를 조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