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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족쇄 풀렸지만 ‘눈치모드’… 갤Z7 출시 ‘신호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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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 한산한 휴대폰 집단상가
지원금 상한 없어지며 과열경쟁 우려
판매점 "내달부터 대란 가능성 커져"
23일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를 찾은 방문객들이 개통 상담을 받고 있다. /박종호·조진영 인턴기자
11년간 이동통신시장을 규제해 온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법률, 이른바 '단통법'이 본격 폐지됐지만 당초 예상했던 휴대폰 보조금 대란은 별다른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조금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과열경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통신3사 모두 비교적 잠잠한 모양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적지 않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데다 단통법 폐지 초기인 만큼 눈치싸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통신3사 판매점 등 유통채널에선 오는 25일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7' 정식 출시가 보조금 대란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23일 찾은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이 곳 6층에 위치한 휴대폰 집단상가는 단통법 시행 이전부터 일명 '성지'로 불려왔다. 대다수 판매점이 제공하는 수십만원대 보조금을 통해 최신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통법 폐지 둘째 날인 이날 역시 평일 오전에도 불구, 휴대폰 개통을 문의하는 방문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전날이 정기 휴무일이었던 만큼 일부 판매점 관계자들은 단통법 폐지에 따른 영업활동 변화에 다소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판매점 직원은 "추가지원금(기존 공시지원금 15% 이내) 제한이 없어지면서 예전처럼 몰래 계산기를 통해 물밑 흥정하는 방식의 거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도 오프라인 매장 방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문객 대부분의 관심사는 최근 사전예약 판매를 마친 갤럭시Z7 시리즈였다. 갤럭시Z 시리즈 중 역대 최다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입소문을 탄 데다 단통법 폐지 이후 대규모 보조금 지급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다. 이 관계자는 "사전예약 기간에는 하루에 많게는 50~60건의 문의가 잇따랐고, 실제 구매로 이어진 건도 절반 이상"이라며 "현재 사전예약이 끝났음에도 오전에만 10건 이상의 구매 계약이 이뤄졌고, 256GB 모델의 경우 폴드와 플립 모두 물량이 소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단통법 폐지 전부터 시장의 눈길이 모였던 보조금 규모는 큰 변화가 없었다. 유심 해킹 사고 여파로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잃은 SK텔레콤을 제외하면 KT와 LG유플러스 모두 단통법 폐지 직전 수준을 유지했다. 판매점 10여 곳의 보조금 규모를 확인한 결과, KT와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 시 10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사용하는 조건으로 갤럭시Z7에 40만~5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했다. 50만~60만원의 통신사 공통지원금까지 합할 경우 출고가 148만5000원(256GB 기준)의 갤럭시Z플립7을 최대 10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셈이지만, 단통법 폐지 이전인 사전예약 판매 때와 별 차이가 없단 게 이곳 관계자들 설명이다.

SK텔레콤은 동일한 판매 조건으로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인 60만~70만원의 보조금을 내세웠다. 기기변경의 경우 통신3사 모두 번호이동과 비교해 보조금 규모가 많게는 30만원까지 줄었다. 또 다른 판매점 직원은 "단통법이 사라진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 각 사가 당장 지원금을 늘리기보다 밀린 갤럭시Z7 사전개통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방통위도 불시 현장점검 등을 통해 과열경쟁을 모니터링하고 있어 대란 수준의 보조금 지급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판매점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통신3사 보조금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까지 갤럭시Z7 사전개통 작업을 마무리하고, 25일 정식 출시에 맞춰 새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점도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늦어도 8월부터는 통신3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박종호 인턴 기자
조진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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