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판 커지는 발행어음 시장… 금감원, 신규 인가 ‘제동’ 변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30010017056

글자크기

닫기

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7. 29. 17:56

4강 구조 속 삼성 등 5곳 진출 노려
내년 규제 강화 전 시장 선점 움직임
시장합류땐 규모 단숨에 100조 육박
금감원, 일부 심사중단… 불확실성↑

발행어음 시장을 둘러싼 증권사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4개사가 독점하던 시장에 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증권 등 5곳이 신규 인가를 신청하며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으로, 시장 확대 시 증권사의 투자 여력 강화와 고객 유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일부 증권사에 대한 심사 중단을 요청하면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발행어음 인가를 보유한 4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잔액은 총 42조7851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이 17조605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B증권(10조3839억원), NH투자증권(7조931억원), 미래에셋증권(7조702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7조4587억원) 대비 5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1년 새 잔액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한국투자증권(2조352억원)이며, NH투자증권(1조6376억원), 미래에셋증권(8769억원), KB증권(7802억원)이 뒤를 이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자사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어음이다.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 투자 여력이 확대된다.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 유치에도 유리하다는 점에서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인가를 보유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뿐이다.

앞으로 발행어음 시장은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4개사의 43조원 잔액에 더해 인가 대기 중인 5개사가 연내 인가를 받으면 시장 규모가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가 신청 중인 5개사가 발행어음을 시작할 경우 최대 60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 시장 규모는 단숨에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연내 인가 확보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내 모험자본에 의무 공급하고, 부동산 운용 한도는 현행 30%에서 2027년까지 10%로 축소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내년부터 종투사 심사 요건도 강화될 예정이어서 규제 시행 전에 인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고, IB 부문에 대한 정부의 투자 범위 확대 정책이 이어지면서 발행어음 시장을 선점하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열린 금융위원회 안건심사소위원회에서 일부 증권사에 대한 심사 중단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가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감원은 인가 심사 과정에서 내부통제 체계, 전산 리스크 대응 능력, 대주주 신용도, 이해상충 관리 등 법상 요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 중단은 잠정적 보류의 의미로, 재검토는 통상 6개월 단위로 이뤄진다"며 "인가 여부와 중단·재개 여부는 금융위원회의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상사와 중단 사유에 대해서는 "위원회 내 논의 사항이라 실무 차원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다음 달 28일 열릴 안건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결과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인가 신청 전까지 필요한 요건과 내부 준비를 점검해 왔다"며 "이달 초 인가 신청을 하고 현재는 당국의 심사 절차를 지켜보는 상황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