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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면담서 전격 합의 한미 무역협상 구체적 내용, 협상 전략과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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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31. 14:16

김정관 산업장관 "한미 조선협력 1500억달러, 한국 주도...2000억달러, 한미 주요 분야에 투자"
구윤철 부총리 "미국산 에너지 1000억달러 구매, 한국에 추가 부담 없어"
스코틀랜드 협상, 타결 결정적 계기
한미무역협상단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현지시간) 날 워싱턴 D.C.의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이 한국산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예고한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약속한 한국의 대(對)미국 투자 3500억달러(488조원) 가운데 1500억달러(209조원)는 한국 주도의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다른 2000억달러(279조원)도 한·미 모두에 중요한 분야에 투자된다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설명했다.

한미무역협상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가진 무역협상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 구윤철 부총리 "한·미 무역 합의에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 큰 기여"
김정관 산업장관 "'마스가 1500억달러, 한국 주도...2000억달러, 한·미 주요 분야에 투자"

한·미 무역협상의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구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D.C.의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최종 타결한 무역 합의에 '마스가' 프로젝트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조선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 국내 선박 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추진해 줄 것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1500억달러는 한국 주도의 펀드로 조성돼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근로자 교역, 그리고 조선업 생태계 조성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와 김 장관은 추가 2000억달러는 반도체·배터리·원자력·핵심 광물·바이오·의약품 등 구체적인 분야에 투자하기로 합의해 지난 22일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달러와 성격에서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장관은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사업 구성에 관해선 미국 측과 실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미무역협상 간담회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현지시간) 날 워싱턴 D.C.의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구 부총리는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일본에 비해 36% 수준으로 합의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이 하향·상향 조정되는 과정이 있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 차이, 최근 10년간 미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규모 등을 설명해 3500억달러에서 접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하는 대로 투자하기 위한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며 그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주장했다. 이 수익 배분 비율은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에서 적용한 비율과 같다.

한미무역협상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구윤철 "4년간 미국산 에너지 1000억달러 구매...에너지 구매처, 미국으로 전환, 한국 경제에 추가 부담 없어"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을 만난 뒤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투자 프로젝트 중 대통령인 내가 직접 선정한 프로젝트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고, 추가로 1000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며, 더 나아가 투자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구 부총리는 "LNG 등 미국 에너지 구매를 향후 4년간 1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 구매처를 미국으로 확대 전환하는 것으로 한국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보기에 한국 측 협상안이 구체성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마스가' 프로젝트는 그러한 측면에서 굉장히 논의 띄는 작품이었다고 본다며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이 미국 측으로서는 무역수지 적자 개선에 도움이 되고, 한국 측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부분이어서 상호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통상협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네번째)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 세번째)과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 여한구 통상본부장, 농축산물 개방의 민감성 이해시키기 위해 광우병 사태 때 시위 사진 준비

구 부총리는 농축산물 개방과 관련, "농축산물에 대한 미국 측의 비관세 장벽 축소 및 시장개방 확대 요구가 강하게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에 대해 문의하며 이에 관심을 표명했다"며 "그러나 우리 협상단의 끈질긴 설명 결과, 미국 측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시장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는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앞으로 검역 절차 개선, 자동차 안전 기준 동등성 인정 상한 폐지 등을 포함해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도 계속 이뤄질 것"이라며 "오늘 큰 틀의 합의는 마쳤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미국 측과 추가 협의를 통해 채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서울 광화문에 100만 이상이 모인 사진을 준비해 농축산물 개방 이슈가 한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 것이 협상에 도움이 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EU 무역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 오른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자리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부터)·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그리고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부위원장(오른쪽 여섯번째) 등이 배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김정관·여한구, 트럼프 수행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코틀랜드서 2차례 협상..."합의, 결정적 계기"

협상 대표단은 이번 합의 과정에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러트닉 장관을 워싱턴 D.C. 상무부 청사(24일·29일·30일)에서뿐만 아니라 뉴욕의 자택(25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영국 스코틀랜드(26일 두차례)에서 만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구 부총리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스코틀랜드까지 직접 가서 협상안을 설명하면서 정성을 다한 것이 러트닉 상무장관을 감동시켰고, 그가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해서 이날 합의가 예상보다 일찍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성이면 감천'이라면서 뉴욕 협상에서 러트닉 장관에게 스코틀랜드에서도 협상이 가능한지를 타진해 '흔쾌히 시간을 내주겠다'라는 답변을 얻어 그곳에서 협상을 이어가면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조금 더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협상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필리조선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모습으로 16일(현지시간) 찍은 사진./(필라델피아)하만주 특파원
◇ 협상단, 미·일 합의안 분석, 트럼프 정밀 분석, 백악관 면담 '모의고사'
"트럼프 '각료급 협상단 면담, 한국 존경·중시 반증'"..."트럼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조기 개최 원해"

대표단은 협상 준비 과정과 관련, 미·일 합의안을 자세히 분석했고, 미국 측의 협상 전략을 사전에 숙지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대역'을 설정하고 '모의고사' 형식으로 대비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서 복잡하게 설명하면 안 되고, 되도록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면담 마지막 부분에 '보통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니면 이렇게 다른 나라 협상단과 직접 형상하지 않는데, 각료급인 당신들과 직접 협상했다는 것은 한국을 굉장히 존경하고, 중요시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면담 초기에 '그럼 다음주에 만날까'라고 하실 정도로 굉장히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며 "그가 한국의 새로운 정부 출범 과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배석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에게 조기 정상회담 개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대통령이 양자 회담을 하기 위해 2주 이내에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 구윤철 "트럼프, 트루스소셜 보고, 면담 실현 알아...회담, 트럼프 주도...협상안, 미수정"

구 부총리는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면담 계획을 알리고 나서 "이제 현실화하는구나"라고 알게 됐다며 "회담 과정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했고, 그가 질문을 하면 다른 (미국) 장관들이 답변하는 형식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면담 자리에서 한국과의 협상안을 직접 수정하지 않았다고 구 부총리는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 타결 때 백악관에서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15%로, 일본의 대미 투자액을 4000억달러에서 5500억달러로 각각 인상한 정황이 포착됐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EU와 무역 합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EU의 5000억달러의 대미 투자액을 6000억달러로 직접 수정한 문서를 노출하기도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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