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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野, “협치 없다”는 與대표 비난앞서 내부전열 정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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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05. 00:0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4일 국회를 찾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가 "협치는 없다"는 식의 강경 입장을 밝히자 국민의힘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이어서 돌파구가 없는 한 여야 간의 극한 대치 국면이 조성될 것 같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일 민주당 정 대표를 향해 "집권 여당 대표가 협치 대상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전날 취임 직후 "국민의힘은 반성과 사과 없이는 협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렇게 반감을 표했다. 그는 "이제 법사위원장이 아닌 당 대표 레벨이니 주변을 두루 살피면서 한 번 더 생각하라"는 충고도 했다.

송 대표의 이런 발언과 충고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비춰볼 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정 대표의 "협치는 없다"는 과격하고 거친 발언이 아니라도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협치를 얘기할 수 있는 전열이 전혀 정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5일과 6일 예비경선을 거쳐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갖고 새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초 당 쇄신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권 경쟁 구도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뉘어 서로 네 탓 공방에 빠지며 극심한 계파 갈등을 연출하고 있다.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지지하는 '윤 어게인'을 내세우며 "무조건 같이 간다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하자 이에 응하는 후보가 나올 정도다. 사정이 이러니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으로 재편돼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의 처벌과 단죄"를 주장하는 정 대표의 민주당과 극한 대립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여야 간 협치는 실질적으로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지난 2022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8차례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범죄 피의자"라며 회담을 기피당한 적이 있다.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고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자 그때서야 '협치'를 내세워 회담이 겨우 성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10~20%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금의 '우향우' 노선과 계파 갈등으로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여당과 협치를 바란다면 먼저 당 쇄신을 통해 진정한 보수의 길로 내부 전열을 재정비해 단합된 목소리를 도출해야 한다. 그래야만 당 명칭처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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