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투자 과열속 상장지수펀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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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관련 종목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이미 과열돼,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단기적 수익률과 중장기적인 투자 사이클 구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보다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7월 28일~8월 1일) 국내 시장을 기초로 하는 486개 ETF(레버리지, 인버스 제외) 중 수익률 상위 5위권 내 종목은 모두 조선과 방산 관련 종목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이 8.48% 수익률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5.77%)와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4.78%)이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조선해운'(3.98%)과 신한자산운용의 'SOL K방산'(3.72%)이 4, 5위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1500억달러(약 209조원) 규모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정부는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중 43%를 한미 조선 협력에 투입하고 신규 조선소 건설,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인력 양성 등에 포괄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조선소 현대화 및 설비투자(CAPEX), 방산 선박 블록 협력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선·방산 분야의 중장기적인 발전도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등 담은 조선 ETF
이번 협상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크게 기대되는 업종은 조선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의 정부 투자 덕에 국내 조선업이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는 투자를 가속하는 계기로 작용해 조선업을 장기 호황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상선, 군함 건조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의 실적 추정치 상향과 밸류에이션 확장이 동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는 지난 1일 기준 1조2562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품이다. FnGuide 조선TOP3플러스지수(PR)를 추종지수로 삼고 한화오션(24.68%), 삼성중공업(18.60%), HD한국조선해양(17.20%) 등을 주요 종목으로 담고 있다. HD현대중공업(9.51%), HD현대미포(9.12%) 등도 높은 비중으로 설정했다. 이밖에 한화엔진(5.07%), HD현대마린솔루션(4.79%), HD현대마린엔진(3.83%), 한국카본(2.51%), 성광벤드(1.30%) 등의 비중도 높게 잡아 포트폴리오를 분산했다. 올 들어 지난 1일까지의 수익률은 92.61%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조선TOP10' 역시 최근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주목되는 상품이다. iSelect 조선TOP10 Index(PR)를 추종지수로 삼고, 'SOL 조선TOP3플러스'보다 한화오션(29.45%)의 비중을 높게 잡았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23.72%), HD한국조선해양(19.23%) 삼성중공업(13.81%), HD현대미포(7.04%) 등 주요 종목 외 한화엔진(2.51%), HD현대마린엔진(1.92%), 동성화인텍(0.72%), 현대힘스(0.65%), 성광벤드(0.57%) 등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연 수익률은 88.29%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 등 담은 방산 ETF
방산 역시 한미 협상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다. 방산 부문 선박 블록 건조 수주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한미 관계가 보다 두터워진 만큼 방산 부문의 추가적인 협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민관 협력을 통해 방산 부문 선박 블록건조 수주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협력 골조가 완성돼 여러 가지 협력 옵션에 대한 진척이 급속도로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은 지난 1일 기준 1조2641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방산 ETF다. 2023년 1월 5일 국내 방산 ETF 중 가장 먼저 상장했으며, FnGuide K-방위산업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조선과 방산업이 동시에 연관된 한화오션(23.38%)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고, 현대로템(19.12%)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90%), LIG넥스원(14.73%), 한국항공우주(11.92%) 등도 10%대 이상의 비중으로 설정했다. 이밖에 한화시스템(7.58%), 풍산(4.31%), SNT다이내믹스(0.75%), 엠앤씨솔루션(0.67%), STX엔진(0.54%) 등도 일부 담고 있다. 연 수익률은 189.0%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방산TOP10'은 지난달 15일 상장한 만큼 아직 성과는 미미하지만, 방산 열풍 이후 설정된 상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은다. iSelect K방산 TOP10 지수(Price Return)을 추종지수로 삼고, 국내 방산 기업 중 방산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방산 기업으로만 종목을 선별했기 때문이다. LIG넥스원(21.51%)과 현대로템(20.17%),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72%), 한국항공우주(17.90%), 한화시스템(10.82%) 등을 높은 비중으로 설정했다. 이밖에 풍산(6.90%), STX엔진(1.15%), 엠앤씨솔루션(1.07%), 아이쓰리시스템(1.05%), 코츠테크놀로지(0.15%) 등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