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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가한 호주…업체들은 자국산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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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8. 05. 11:21

슈퍼마켓 체인 울월스·콜스·알디, 호주산 판매
호주 맥도날드도 호주산 사용 방침 유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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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달비에 있는 소 사육장에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호주 정부가 20여년간 유지해온 엄격한 생물 보안 규제를 관세 협정을 통해 완화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지만, 주요 유통·외식업체들은 자국산 쇠고기 사용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호주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호주 뉴스닷컴에 따르면 현지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울월스, 콜스, 알디는 모두 호주산 쇠고기만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미국에서 도축된 캐나다산·멕시코산 쇠고기 수입도 가능해졌지만, 호주의 농업 전문가들은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산 쇠고기는 품질과 안전성 면에서 이미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얻고 있으며, 주요 소매업체들은 이미 호주 농가들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

울월스, 알디, 콜스의 대변인들은 한목소리로 '호주 우선 접근 방식'을 강조하며, 기존의 100% 호주산 쇠고기 판매 방침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년 약 8000만㎏의 쇠고기를 사용하는 맥도날드 역시 호주 소비자의 압도적인 자국산 쇠고기 선호도를 반영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은 호주 정부의 정책과 시장 현실 간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가 무역 관계 개선을 위해 규제를 완화했지만, 정작 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유통·외식업체는 소비자의 강력한 요구와 자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를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호주 소비자에게 쇠고기는 자국 농업에 대한 자부심과 직결되는 식품으로 인식된다.

줄리 콜린스 호주 농업부 장관은 검토 끝에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유래한 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해제했다면서, 이 결정이 과학적 근거와 생물 보안 전문가들의 승인을 거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미국이 호주와 유사한 수준의 가축 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질병 확산 위험이 낮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호주가 생물 보안을 양보한 결과라고 비판하며, 독립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장관은 이번 호주의 수입 제한 완화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통찰력 덕분이라며 “지난 20년간 비과학적인 무역 장벽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을 막은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호주와 미국은 2004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호주 수출액은 수입액의 2배에 달하는 506억 호주달러(약 45조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호주 제품에 대해 10%의 부담금을 부과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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