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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범 이미지’ 벗고 호주에 ‘완성형 무기’ 호위함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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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8. 0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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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가미형 호위함 /교도·AP·연합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이 호주에 완성형 무기를 사상 2번째로 수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전선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호주 정부는 일본과 신형 호위함 도입 사업을 두고 우선 협상하겠다고 5일 밝혔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캔버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교도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해다.

호주는 수출 호위함을 제조하는 미쓰비시중공업 등과 협상을 거쳐 연내 정식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빠르면 2029년께 첫 호위함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호위함 수출은 처음이다. 완성품 방위장비를 수출하는 것도 필리핀에 경계관제 레이더 판매 이후 두 번째다. 일본이 수출하려는 함정은 최신예 호위함인 '모가미'형으로 알려졌다. 이 함정은 기존 호위함의 절반가량인 90명으로 운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기뢰 제거 기능도 탑재했다.

말스 장관은 일본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독일을 제치고 일본 함정을 선택한 것에 대해 적은 인원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과 고성능 레이더 탑재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아사히신문은 "모가미형 호위함은 독일 함정보다 승무원이 30명 정도 덜 필요하다"며 "호주 해군도 인력이 부족해 이 점이 (함정 판매의) 최대 무기가 됐다"고 전했다.

호주는 111억 호주달러(약 10조원)를 투입해 노후 호위함 11척을 신형으로 바꿀 계획이다. 11척 중 3척은 수입하고 나머지 8척은 호주에서 건조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해양 진출 움직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일본-호주가 인태 지역에서의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일본과 호주의 군사 밀착은 추후 인태 지역 분쟁 발생시 함정의 상호 운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보수 작업도 양국이 협력만 한다면 기존보다 훨씬 용이해진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상대로도 호위함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무기 수출 구상은 헌법 9조에 규정된 '평화주의'를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본 우익세력들은 이 조항 자체가 국제 분쟁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이념에 따라 평화를 수호한다는 목적이 있다면 무기를 수출해도 된다는 주장 펼친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무기 수출 규정인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뜯어 고치고 관련 규제 장벽을 허물었다. 이에 따라 '평화 국가' 이념이 2차 대전 패망 이후 점점 옅어지고 있다. 게다가 방산은 국가 경제를 이끌 핵심 전략 사업이 되면서 과거처럼 방산 분야에 대해 손을 놓고 있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은 영국과 이탈리아 등과 함께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향후 무기 수출을 위해 첨단 방위사업에 투자하고 무기를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것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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