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대년의 잡초이야기-48] 나도 사랑초랍니다 ‘괭이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7010003281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8. 07. 17:59

(48) 괭이밥
(48) 괭이밥 그림
'괭이밥'의 학명에는 '옥살리스(Oxalis)'가 붙는다. 옥살리스는 신맛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옥시스(Oxys)'에서 유래되었다.

군것질이 귀하던 시절을 지나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괭이밥 잎을 따서 입에 넣고 씹으면서 새콤한 맛을 즐기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괭이밥에서 신맛이 나는 것은 수산(蓚酸)이라는 물질이 있기 때문인데, 소화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 괭이밥이란 친근한 명칭도 고양이가 소화가 안 되면 이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괭이밥의 다른 이름도 모두 시큼한 맛을 표현한 것이 많다. 초장초, 괴싱아, 시금초, 새큼풀로도 불리는데, 옛날에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일 때 물이 잘 들라고 괭이밥을 찧어서 함께 붙이기도 했다. 또한 벌레 물린 데 짓이겨 바르기도 했고, 놋그릇을 닦을 때 광을 내는 데도 매우 요긴하게 쓰였다. 이 모든 쓰임새가 괭이밥의 신맛 성분 효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약용으로서 괭이밥의 가치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부 전문가는 괭이밥이 숱한 식물들 가운데 최고의 해독력을 지녔다고 평가할 정도니 말이다.

괭이밥은 원예종으로 다양하게 개량되었는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랑초'도 괭이밥과에 속한 풀이다. 사랑초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맘껏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반면, 원조격인 괭이밥은 왕성한 번식력 탓에 천덕꾸러기 잡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식물은 모든 생물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인류에게 오랜 세월 도움을 주었던 괭이밥이 인간 곁에서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직도 우리에게 나눠줄 무엇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괭이밥 잎이 표현하는 하트 모양대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싶은 괭이밥을 이제 사랑이 듬뿍 담긴 따뜻한 시선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화가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