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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이후 1년 만에 재개장을 선언했던 티몬이 불과 3일 만에 개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습니다. 대대적인 오픈 소식에 이어 곧바로 연기한다는 소식에 업계 안팎에서는 '왜?'라는 의문이 남았는데요, 이 때 티몬 관계자는 이와 같이 솔직한 고백을 했습니다.
사실 티몬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문을 열고 싶었을 겁니다. 오아시스마켓에서 인수 이후 새로운 수수료 정책(3~5%)도 발표했고, 익일 정산 시스템까지 준비해놨으니까요. 티몬이라는 같은 이름이지만, 새롭게 바뀐 모습을 소비자에게 빠르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판매자들도 새 티몬에 대한 기대감에 재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하지만 막상 준비 과정에서 예상보다 복잡한 문제들이 나타났습니다. 기업회생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는 무엇 하나 결정하려고 해도 법원 승인부터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티몬 관계자는 "인수 종료 전까지는 최종결정권자가 법원인 상태예요. 오픈을 위해 이것저것 의사결정을 한다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준비하는 계약서든 어떤 과정이든 법원에 보고하고 승인받아야 하는 상태라, 자체적으로 운영을 준비할 때 속도와 법원을 거치고 하는 것과는 속도 차이가 확연하다는 설명이었어요. 이 관계자는 "인수 종료 전에 괜히 오픈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들어서 회생절차 마무리되면 바로 오픈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티몬이 내린 결론은 간결했습니다. 회생절차 완전히 끝나고 나서 제대로 오픈하자는 것. 급하게 서두르다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는 법적 절차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후 안정적으로 재시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든 겁니다.
실제로 현재 회생절차에 가장 중요한 채무 변제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라 이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이달 말 전에 끝날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그러면 이달 말쯤 티몬은 기다리던 재오픈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취재 중에 느꼈던 건 이들이 정말로 '제대로 된 재시작'을 하고 싶어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과거의 티메프 사태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 신뢰 회복을 위해선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빨리' 보다는 '제대로'를 택한 셈이죠. 신중하게 재기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앞서 오아시스마켓은 티몬의 기존 업무 프로세스와 기업 문화를 전면적으로 혁신하며 '이름만 남기고 모든 것을 바꾼 새로운 티몬'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신중한 행보에 더해 앞으로 오아시스마켓과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티몬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