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버거 접고 아워홈 키우는 김동선… 이번엔 성공할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8010003858

글자크기

닫기

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8. 07. 18:03

파스타X·유동 등 신사업 성과 부진
한화푸드테크 적자전환 수익성 비상
아워홈, 신세계푸드 급식 인수 추진
해외사업 확장 속 年 매출 5조 목표
한화가(家)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단체급식'을 중심으로 외식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직접 추진해 온 외식 브랜드 신사업들의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기업 인수를 통해 경영 성과를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고정 수요를 기반으로 한 B2B 급식·식자재 유통 시장이 기존 외식 사업의 부진을 만회할 '실적 회복 카드'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은 아워홈에 이어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 사업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호텔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 2위인 한화의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까지 품게 되면 업계 1위인 삼성웰스토리마저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외형이 커지게 된다.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김동선 부사장의 위상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경영승계를 위한 성과를 내야 하는 김 부사장은 조급하다. 그룹의 서비스·유통 사업을 맡으며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그려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한 F&B를 계속해서 키웠지만 결국 남은 건 '매각'과 '폐점'이다.

김 부사장이 국내 최초로 들여온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2년 만에 매각 대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2023년 13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34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지만 높은 고정비 부담과 향후 미래 성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에 매각까지 검토하는 중이다. 푸드테크를 앞세운 외식 실험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리로봇을 활용한 '파스타X' '유동' 등의 브랜드를 통해 무인 조리 기술을 접목한 식음료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으나 '파스타X'는 1년 만에, '유동'은 한 달 만에 폐점했다. 지난해 3월 인수한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도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실가동 매장이 없다.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푸드테크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호텔 계열사 '한화푸드테크'는 지난해 매출 1149억원,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123억원으로, 2023년의 19억원 영업이익 대비 급격한 수익성 악화가 확인됐다.

신시장 개척에 실패하면서 김 부사장은 안정적인 '급식 사업'에 푸드테크를 접목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워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887억원의 이익을 창출했으며 매출도 2조2440억원으로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급식사업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어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 사업 인수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푸드테크 기술을 접목시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김 부사장은 아워홈 인수 직후에 사내 게시판을 통해 "주방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워홈은 무난히 외형 성장 중이다. 한화에 인수된 직후 군 급식 3건을 수주했고, 현재는 10여 개 부대에서 급식을 운영 중이다. 상반기에는 프리미엄 구내식당, 식자재 유통, 컨세션(공항·쇼핑몰 입점형) 매장 확대 등이 작용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상승했다.

미국, 중국, 멕시코, 폴란드, 베트남 등 이미 해외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사업이 더 확장할 여지도 크다. 한화그룹이 미국 관세 등의 영향으로 현지에 사업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아워홈도 수혜를 볼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에서 전략실장과 상품 본부장 등을 거치며 김 부사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태원 아워홈 대표는 한화의 아워홈 인수 직후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면서 글로벌 HMR(가정간편식)과 해외 급식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아워홈의 성공 여부가 김 부사장의 실적 전환과 경영 성과 입증의 핵심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의 상용화가 실제 급식 현장에서 어느 수준의 성과를 낼지는 한화의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