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가성비’ 바람 거센 패션 업계…대형 5개사 나란히 ‘역성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11010005146

글자크기

닫기

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8. 11. 17:31

F&F, 코오롱 FnC 등 해외 진출 공략
국내 패션업계가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고가·프리미엄 라인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패션 5사가 올 2분기 나란히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저가 브랜드는 불황 속에서도 외형을 키우며 '가성비' 소비 확산의 수혜를 입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F&F, 코오롱FnC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6.5%, 82%, 117.3%, 8.5%, 53.4% 감소했다. 업계는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을 부진 요인으로 지목한다. 경기가 악화하면 패션 지출이 가장 먼저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패션업계의 유일한 성장축이었던 애슬레저 시장도 주춤했다. 업계 1위인 젝시믹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8% 증가했지만, 올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76억원에 그쳤다. 대신증권은 "내수 소비 부진으로 국내 패션 시장 성장성은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가진 브랜드들이 성장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섬
프랑스 파리 '꼴레쥬 데 베르나르뎅'에서 진행한 타임 2025년 가을·겨울(FW) 시즌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한섬
이에 대형 패션사들은 해외 진출을 해법으로 삼고 있다. F&F는 MLB·디스커버리로 동남아 매장 등을 확대하고,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를 중국 시장에 안착시켜 2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93% 증가시켰다. 한섬은 프랑스 파리를 글로벌 브랜딩 거점으로 삼아 '타임' 등 주요 브랜드의 현지 백화점 입점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 부문 '어뮤즈'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일본·유럽·동남아 공략에 나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로 필리핀 마닐라 매장을 열며 동남아 시장에 진입했다.

한편 저가 브랜드는 소비 불황에도 국내에서 강세를 이어갔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매출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온라인 매출은 1700억원으로 42%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다이소도 지난해 의류 매출을 전년 대비 34% 키웠다. 가성비를 내세운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올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업계는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소비 심리에 하반기 실적 회복을 점치고 있다. K뷰티 확산세와 맞물려 K패션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화투자증권은 "민생지원금 등 소비 부양책 집행에 따라 하반기부터 실물 소비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경기민감재인 패션 부문 매출 반등 가능성을 내다봤다.
차세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