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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VTI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공시한 대미 달러 환율은 131.12볼리바르였다. 8일 130.06볼리바르에 이어 공식 환율이 2개장일 연속 130볼리바르를 웃돌면서 미화로 환산한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은 1달러 이하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8월 현재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은 130볼리바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022년 3월 최저임금을 지금의 130볼리바르로 올린 후 3년째 조정(인상)하지 않고 있다. 당시 환율로 미화로 환산한 최저임금은 약 30달러(약 4만2000원)이었다.
최저임금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당장 베네수엘라에선 임금을 인상하라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APUCV)는 "교수의 월급이 1달러, 아무리 고액을 받아도 4달러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며 월급 인상을 요구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이 정도 수준의 급여로는 과학 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국가 미래를 위한 전문가 양성도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
베네수엘라에선 주로 공공 부문 종사자가 최저임금을 받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들에게 최저임금 외 식비와 이른바 '경제전쟁 보너스'로 명명한 특별보너스를 지급한다. 금액은 약 160달러다. 매월 명목 급여의 160배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는 셈이다.
수령액은 기본생계를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베네수엘라 교사연맹 산하 기관인 사회분석센터(Cendas-FVM)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4인 가구가 지출해야 하는 1개월 기본생필품 비용은 평균 503.73달러(약 70만원)였다.
한편 공공 부문 상여금이나 휴가비, 퇴직금 등은 모두 명목 급여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보너스 명목으로 사실상의 보조금을 받지만 마침내 '경제지옥'의 문이 열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 정치인 안드레스 벨라스케스는 "월급을 받아봤자 물과 소금만 먹으면 사라지고 만다"며 "최저임금이 월 1달러대로 떨어진 건 베네수엘라 경제가 지옥의 문턱을 넘어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지 비정부기구 프로베아(PROVEA)는 "헌법에 따라 국가엔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