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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첫 전직 대통령 ‘부부구속’ 참담…오욕 더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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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14. 00:00

/연합
법원이 12일 오후 늦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 후 엿새 만이다. 이로써 김 여사는 지난달 10일 내란 특검에 의해 구속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앞서 7일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시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통일교 청탁) 등이다. 김 여사는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이날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강변했다. 건강 문제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도 제시됐다. 하지만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했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구속의 '스모킹 건'이 됐다. 서희건설 회장이 대선 직후 김 여사를 만나 당시 60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선물하면서 검사 출신인 사위의 인사 청탁을 했다는 자술서를 특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모조품' 등 김 여사의 거듭된 거짓말이 들통 나자 변호인들도 당황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대선 전 학력 위조 등 여러 논란에 대해서는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사과했다. 특검에 소환되면서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다. 특검의 혐의대로 공천개입과 대가 수수 청탁 등이 사실로 확인되면 권력 남용을 통한 국정농단의 '최선봉'이었다는 게 입증되는 것이다.

김 여사에 대한 혐의는 이런 것들 이외에도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여러 기업에서 184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집사 게이트' 의혹 등 16가지에 이른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김 여사를 감싸고 옹호했던 당시 여당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수사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던 검찰 등 수사기관도 공범 내지는 조력자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였던 윤 전 대통령의 책임은 막중하기 그지없다.

특검은 수사 개시 42일 만에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소환 조사 등을 통한 혐의 입증에 탄력을 받게 됐다. 당국은 개인의 일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지나쳤던 권력 남용과 부패 등 국정 농단에 대한 엄격한 수사를 통해 사법 시스템의 엄중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 같은 오욕이 더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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