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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은 의정갈등 장기화로 글로벌 임상이 4위에서 작년 들어 6위로 하락했다. 의약품 임상시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작년 임상계획 승인 건수도 7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하락했다. 제약·바이오사들이 신약 개발에 꾸준히 연구하고 투자하고 있지만, 속도감있게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것이다.
한국이 멈춰있는 동안 중국은 질주하고 있다. 이는 통계로도 명백하다. 불과 2020년만해도 글로벌 빅파마 라이선스 계약에서 중국 신약 후보물질 비중은 5% 미만이었지만, 올해 40%에로 폭증했다. 중국 바이오사들은 벌어들인 돈을 남기지 않고 R&D에 '올인'한다고 한다. 그 배경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임상 승인 시간을 단축해주면서 신약개발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 우리나라 임상승인이 최대 60일 이상 걸린다면 중국은 30일 자동 승인제 도입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보다 R&D에 투자할 여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던 배경이다.
이에 발맞춰 이재명 정부도 바이오산업을 6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지정했다.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이란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당시 공약과 달리, 업계에서는 바이오산업이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정부 출범당시 약속했던 제약·바이오 투자 활성화, R&D인센티브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3~5년이 'K-바이오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대규모 특허만료로 글로벌 빅파마의 매출이 향후 5년간 매출이 급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빅파마들은 신약을 사들이거나, M&A(인수합병)을 통해 매출을 방어하고 있다. 한국,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바이오사들이 신약개발 경쟁에 돌입한 배경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국내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바이오펀드 구축 등 바이오산업에 활기를 넣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속도다. K-바이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