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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에서 개최 중인 게임스컴 2025에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Crimson Desert)'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스컴 어워드 2025'에서 최고의 비주얼, 가장 서사적인 게임(에픽), 최고의 Xbox 게임, 최고의 PlayStation 게임 등 4개 부문 후보로 선정되면서다. 이는 캡콤의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5개 부문),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의 '보더랜드 4'(4개 부문)와 함께 올해 가장 많은 부문에 후보로 오른 작품 중 하나다.
특히 지난 2022년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3관왕을 달성하며 글로벌 입지를 크게 끌어올린 상황에서 '붉은사막'의 4개 부문 후보 선정은 또 다른 도약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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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비주얼(Best Visuals) 부문 |
'붉은사막'이 주목받는 이유는 완전히 새로운 IP임에도 기존 시리즈들과 동등한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국제 게임 저널리스트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게임 자체의 기술적 혁신성과 완성도를 인정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고의 비주얼' 부문에서 '붉은사막'의 경쟁력은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BlackSpace Engine)에서 나온다. 이 엔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광, 역동적인 날씨 효과, 광활하게 펼쳐진 암벽과 산맥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세계로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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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F에서 신규 퀘스트라인 붉은사막 데모 시연 호평 |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용량 오픈월드 환경에서도 끊김 없는 로딩을 구현한 점이다. 플레이어가 말을 타고 광활한 평원을 질주하거나 높은 절벽에서 멀리 펼쳐진 풍경을 바라볼 때도 지형의 디테일이 유지된다. 이는 기존 오픈월드 게임들이 흔히 겪는 '팝인(pop-in)' 현상을 최소화한 기술적 성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기술 적용과 AMD, 삼성전자와의 기술 파트너십도 주목할 부분이다. AMD와의 협력은 PS5와 Xbox Series X|S가 모두 AMD 기반 아키텍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콘솔 최적화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환경에서의 최적화된 화질 구현에 집중했다.
경쟁작과 비교하면 차별점이 더욱 명확하다. 캡콤의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은 폐쇄적 공간의 디테일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기어박스의 '보더랜드 4'는 카툰 렌더링으로 특정 스타일을 완성하지만, '붉은사막'은 거대한 오픈월드 스케일에서의 기술적 리얼리즘이라는 더 높은 차원의 도전을 해결했다. 특히 수백 명의 NPC가 동시에 움직이는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도 프레임 드롭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강점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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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Most Epic) 부문 |
'가장 서사적인 게임' 부문에서 '붉은사막'은 플레이어가 직접 참여하는 대규모 전투 시스템을 선보였다. 게임스컴 데모에서는 수많은 NPC가 동시에 전투를 벌이는 전장에서 플레이어가 포격 지원, 구조물 파괴, 아군 지원 등 전술적 판단을 내리며 전쟁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플레이어의 선택이 실시간으로 전투 결과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포격 유도 화살'을 사용해 적 요새를 파괴하면, 그 지역을 공격하던 아군들이 더 쉽게 진격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아군이 위험에 처했을 때 적절히 지원하지 않으면 전선이 밀리는 상황도 발생한다.
화염, 빙결, 전기 속성을 활용한 무기 시스템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화염 속성 무기는 나무 구조물이나 공성 기구에 큰 피해를 주고, 빙결 속성은 적의 움직임을 제한해 아군의 집중 공격을 가능하게 한다. 전기 속성은 금속 갑옷을 입은 적에게 추가 피해를 주는 식으로 각각의 특성이 전술적 활용도를 높인다.
보스전에서도 이런 전략적 요소들이 빛을 발한다. 반란을 주도한 '카시우스 모튼'과의 전투에서는 주변 환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부서진 기둥을 들어 던지거나 무너뜨린 벽을 방패 삼아 공격을 막는 등 창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는 단순히 체력을 깎는 방식의 전투를 넘어 플레이어의 순발력과 전략적 사고를 시험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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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최신 그래픽 기술 'DLSS 4'를 지원하는 펄어비스 ‘붉은사막’ |
'최고의 Xbox 게임'과 '최고의 PlayStation 게임' 부문 동시 후보 선정은 '붉은사막'이 플랫폼별 최적화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PS5와 Xbox Series X|S의 SSD 속도와 GPU 성능을 활용해 끊김 없는 대용량 오픈월드를 구현했다.
특히 PS5의 초고속 SSD를 활용한 로딩 최적화가 인상적이다. 광활한 세계를 이동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로딩 시간을 거의 체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줄였다. 말을 타고 전력질주하거나 빠른 이동 기능을 사용할 때도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Xbox Series X|S에서는 스마트 딜리버리 기능을 통해 각 콘솔의 성능에 맞는 최적화된 버전을 제공한다. Series X에서는 4K 해상도와 높은 프레임레이트를 동시에 지원하고 Series S에서는 해상도를 조정하되 동일한 게임플레이 경험을 보장한다.
AMD 기반인 두 콘솔 플랫폼에 맞춘 최적화 작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GPU 아키텍처의 특성을 살린 셰이더 최적화를 통해 복잡한 조명 효과와 파티클 시스템을 부드럽게 처리한다. 이는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에서 각 플랫폼의 고유 특성을 살리면서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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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
'붉은사막'은 이번 게임스컴에서 일반 관람객들이 새로운 퀘스트라인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어블 데모를 제공한다. 다른 후보작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플레이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했다.
게임스컴 어워드 심사는 전문가 평가와 일반 대중 투표를 종합해 진행되는 만큼 직접 체험을 통한 긍정적인 인상은 수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규모 게임쇼에서 안정적인 빌드를 선보인 것은 2026년 1분기 출시를 앞둔 개발 진행 상황이 순조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P의 거짓'의 성공에 이어 '붉은사막'의 4개 부문 후보 선정은 한국 게임 개발사들의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신규 IP가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들과 경쟁할 수 있는 완성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펄어비스는 이번 성과를 통해 '글로벌 AAA급 게임 개발사'로의 도약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각 22일 밤 발표 예정인 게임스컴 어워드 2025 시상식에서 '붉은사막'의 수상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