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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만 바라보다 주가 반토막… 대교 강호준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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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8. 18. 17:55

펀더멘털 약화 영향 49.2% 뒷걸음
소극적인 주주환원에 경영난 심화
웅진은 사업 다각화 효과 실적역전
교육기업 대교의 주가가 창업주 강영중 회장의 2세 강호준 대표 체제 하에서 반토막 났다. 주력인 교육 사업이 학령인구 감소로 성장성이 약화됐다는 문제도 있지만 신성장 동력이나 배당성향 등 주주 환원 등에서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선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강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교의 주가는 강호준 대표가 취임 직후 지난 2021년 3월 26일 주가(4210원) 대비 이날 종가 기준 49.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놓고 봐도 부진은 크다. 연초 기준 코스피 지수가 2398.94에서 3177.28로 32.4% 상승한 반면 대교의 주가는 15% 뒷걸음쳤다.

주가 부진은 밸류에이션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대교의 작년 말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4배로 2021년 0.9배·2022년 0.58배·2023년 0.82배 등 수년째 1배를 밑도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모두 청산해도 주가가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약화의 요인이 컸다. 20여 년간 국내 학습지 시장 1위를 수성해왔던 대교는 2020년 경쟁사인 웅진에 따라잡히며 업계 2위로 밀렸다. 웅진이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확대에 앞장선 것과 달리, 대교는 상대적으로 변화에 굼떴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웅진은 사업 다각화(IT 서비스·골프장·테마파크·북센 물류 등)를 통해 교육사업 의존도를 줄인 반면, 대교는 여전히 교육 위주의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실제 올 2분기 기준 웅진은 비교육 부문의 매출 비중이 56%이었지만, 대교는 교육의 비중이 90%를 넘어 여전히 '교육 일변도'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주주환원이 적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대교는 2023년과 지난해 배당을 전면 중단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2024년 결산 기준으로 종류주(우선주) 1주당 45원의 현금배당(시가배당률 약 3%)을 실시했으나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주주환원율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교도 실적 부진과 소극적 주주환원정책을 인정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4일 자기주식 보고서를 통해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영 부진을 이유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기 어렵다"고 공시했다. 자사주를 신사업 투자와 임직원 보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은 내놓으면서도, 가장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인 '자사주 소각'은 또다시 뒤로 미룬 셈이다.

반면 웅진씽크빅은 2020년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통해 지분율을 2.44%에서 7.18%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발표 직후 웅진의 주가는 약 9% 상승했다.

시장에선 대교를 시대의 변화에 뒤쳐진 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쟁사가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소각,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동안 대교는 여전히 한쪽으로 치우친 사업 구조와 제한적인 주주환원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호준 대표 체제 출범 4년차에도 주가 반등이 보이지 않는 만큼, 앞으로 대교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할지가 최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강명헌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포트폴리오 다양화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직결된다"며 "단일 사업에 머무르면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지만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을 높여준다. 특히 교육 시장처럼 구조적 위축이 불가피한 업종에선 신사업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주가 상승의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호준 대표의 지분 승계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시각이다. 대교그룹의 정점에 있는 회사는 지주사인 대교홀딩스로 최대주주는 강영중 회장(지분율 84%)이다. 하지만 강호준 대표를 비롯해 동생인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0.1%에 불과한 데다, 이들은 주력 계열사인 ㈜대교의 보유 지분율도 낮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 2004년 '크리스탈원(옛 대교글로벌쏘시에이츠)'이라는 비상장 회사를 통해 지분 확보를 나서 왔지만, '부당 내부거래'로 이슈가 되며 현재는 지분 승계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대교그룹이 지분 승계를 이유로 주가를 억누를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속·증여세 과세 기준은 주식 평가액이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동일한 세금으로 더 많은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다"며 "결국 주가 부진이 오너 2세 입장에서는 지분 승계 비용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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