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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전시장 ‘AI 승부수’… 삼성 노태문·김철기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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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8. 25. 18:02

내달 IFA서 초개인화 AI홈 공개
프리미엄·고부가 제품 중심 고삐
AI 대중화·해외 영업 강화 무게
삼성전자가 150조원 규모 유럽 가전시장 공략을 위한 승부카드로 'AI'를 꺼내들었다. 다음 달 개막을 앞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AI 가전 라인업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앞세워 'AI 가전=삼성' 공식을 굳힌다는 구상이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에 한층 무게가 실릴 전망이지만, 녹록지 않은 업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가전 수요 둔화와 중국 기업들의 약진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가전 사업 수장인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과 김철기 DA사업부장(부사장)의 리더십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는 '미래를 상상하다'를 주제로 다음 달 5~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CES',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히는 IFA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가전 제품뿐만 아니라 매년 점진적 성장을 이어가는 유럽 가전 시장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150조원 규모의 유럽 가전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 평균 4%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가전 명가'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AI를 강조한다.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를 주제로, AI 가전 신제품을 비롯해 해당 제품들이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AI 홈'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IFA에서 AI 홈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이를 구체화한 제품과 솔루션을 대거 선보이며 현지 시장에서 AI 가전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IFA는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과 김철기 부사장의 기중인사 직후 첫 번째 가전 행사란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세트 사업을 총괄하던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따라 노 사장을 DX부문장 직무대행에, 김 부사장을 DA사업부장에 각각 선임했다.

세트 사업 사령탑을 맡게 된 노 사장은 '갤럭시 신화'를 이끈 모바일 전문가, 3년 만에 단독 DA사업부장에 오른 김 부사장은 영업·마케팅 전문가란 점에서 사실상 가전 사업 수장으로는 데뷔 무대인 셈이다. 이번 행사에서 두 사람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회사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DA사업부가 담당하는 가전은 소위 삼성전자의 뿌리 사업이자 간판 사업으로 일컬어진다. 다만 경기 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 브랜드들의 저가 공세가 맞물리면서 예년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는 DA사업부와 VD사업부 실적을 합산해 공개하는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6조5000억원, 1조700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도 비슷한 실적 흐름이 이어졌다. 이 기간 DA·VD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조6000억원, 5000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70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가량 줄었다.

수익성이 높은 AI 가전 출시를 확대하고, 영업·마케팅 전문성을 갖춘 김 부사장을 DA사업부장에 올린 조치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업계에선 스마트 가전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겨냥, 전임 체제에서의 'AI 가전 대중화' 전략을 계승하면서도 글로벌 영업에 보다 힘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도 올해 AI 가전 모델을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IFA는 유럽을 넘어 전세계 AI 가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고삐를 죄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노 사장과 김 부사장 체제에서 가전 사업 실적 및 점유율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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