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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평범한 오브제들을 의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변화시킨다. 형태와 의미, 물질과 감각이 교차하며 놓이는 공간에 따라 다른 해석으로 열린다.
나무를 깎고 천을 엮고 철사를 감는 섬세한 작업 속에서 재료는 작가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김우경의 창작은 이 작은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시작된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완성된 결과보다 '만드는 행위' 자체와 그 과정에서 응축되는 감정을 탐구한다.
지팡이와 삽, 의자와 지붕이 서로 맞닿은 구조물은 바닥과 하늘의 경계를 흐린다. "돗자리처럼 펼쳐진 바닥은 곧 하늘이 된다"는 작가의 말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감각이 사물의 표면에 스며들며 낯선 형상 안에서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한다.
1994년생 김우경은 전통적인 조각 개념을 확장하며 현대인의 감각적 경험을 조각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완성보다는 과정을, 고정보다는 변화를 추구하는 그의 작업은 일상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동시대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OCI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