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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청년예술청 화이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공간을 기존 49㎡에서 109㎡로 확장한 후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는 거대한 도시 구조 속에서 자신만의 좌표를 재구성하려는 만 39세 이하 청년 시각예술가 5명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 청년 예술의 비판적 시각을 조명한다.
참여 작가들은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도시와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한다. 곽소진의 '새들이 늘어진 전깃줄에 앉아있다'는 배전함을 생태계로 바라보며 도시 인프라와 인간·비인간의 복합적 관계를 상상한다. 김지수는 '태엽나팔 가방'에서 자신이 제작한 장치를 착용하고 도시를 통과하며 신체적 경험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이동현의 '철남 수트'는 금속 부품과 신체의 접촉을 통해 도시 거주 경험의 물리적 측면을 드러내고, 이주연의 '두꺼비춤'은 도심 속 생명 구조 행위를 재연하며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탐구한다. 이하령의 '벤트'는 반복적 사운드와 텍스트를 재배치한 영상으로 현대적 자아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
전시 기획을 맡은 유지원 큐레이터는 리움미술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실험적 매체를 다루는 신진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미술 글쓰기 콜렉티브 '옐로우 펜 클럽' 일원이자 YPC SPACE 공동 디렉터로 활동하며 젊은 예술가들의 도시 내 위치성과 전술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기획자와 참여 작가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와 연구자가 참여하는 리서처 토크가 세 차례 진행된다. 또한 10월 중순에는 큐레토리얼 에세이, 작품 해설과 함께 참여자들이 '청년과 도시'를 주제로 구성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담은 전시 아카이빙 북이 발간될 예정이다.
2020년 8월 개관한 청년예술청은 청년 예술인들의 '창작 실험 플랫폼'을 지향하며 자유로운 상상과 도전의 공간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지난 5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매체적 실험과 창작이 가능한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