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인 '어쩔수가없다'의 이성민(맨 왼쪽부터)과 염혜란,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박찬욱 감독이 29일(현지시간) 밤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전 레드카펫 나들이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연합뉴스
전 세계 영화팬들이 기다려온 '거장'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현지 극장을 가득 메운 영화 관계자들과 일반 관객들은 극중 인물들이 빚어내는 기묘한 삶의 아이러니에 희비를 쏟아냈다.
제82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인 '어쩔수가없다'의 공식 상영이 29일(현지시간) 밤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이뤄졌다.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최초 공개)로 진행된 이날 상영과 식전 행사인 레드카펫 나들이에는 박 감독과 남녀 주연인 이병헌·손예진을 비롯해 박희순·이성민·염혜란 등이 참석했다.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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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이 29일(현지시간) 밤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 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드레스 맵시를 뽐내고 있다./연합뉴스
러닝타임 2시간19분 동안 객석은 웃음과 환호가 끊이질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영이 끝난 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박 감독의 베네치아 귀환을 반겼다. 박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만에 경쟁 부문 초대장을 받았다.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작인 '비고니아' 등 20편의 작품과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다툴 이 영화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가 원작이다.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제지회사 직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뒤 아내와 두 자식 그리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찬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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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9일(현지시간) 밤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의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 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취재진을 렌즈에 담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박 감독은 같은 날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연출 계기를 묻는 질문에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많은 사람이 고용 불안정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언젠가는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저희도 한편의 작품이 끝나면 잠재적인 실직 상태에 들어간다. 언제 (작품에) 들어갈지 기약이 없는 상태로 몇 달·몇 년을 기다리는데, 저도 실제로 많이 겪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작품의 영화화를 결심한 건 20년 전이지만, 예산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영화 산업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문화가 끝나지는 않아도 축소될 수는 있겠지만, 영화라는 예술이 사라지거나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예산 확보가 어려운 때가 오면 스마트폰으로 찍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병헌은 "박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 모든 배우의 '버킷 리스트'가 아닐까 한다"며 "더구나 이 이야기는 감독님 영화 중 이렇게까지 상업적인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